10년 집권 간디 가문, 경제 부진·각료 부패 … 총선 승리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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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2억 명으로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로 꼽히는 인도가 오는 5월 총선에서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집권한 국민회의당(CI)이 경기 부진과 부패로 비틀거리는 사이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이 바람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태생의 소냐 간디 국민회의당 당수와 아들 라훌 간디로 대변되는 네루·간디 가문의 정권 장악이 계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도국민당은 지난해 9월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 주지사를 총리 후보로 선출했다. 그는 외자 유치와 친기업 정책으로 주 경제를 일으켜세웠다. 인도국민당은 부패한 국민회의당 소속 장관들 때문에 인도 경제가 제대로 회생하지 못한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2004~2012년 연평균 8.3% 성장한 인도 경제는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5% 성장에 그쳤다.

 최근 인도 영자지 타임스오브인디아의 여론 조사에서도 유권자의 58%가 차기 총리로 모디 주지사를 꼽았다. 반부패 정책을 내세운 신생 아마드미당(AAP)의 아르빈드 케즈리왈이 25%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오는 17일 집권 국민회의당 총회에서 총리 후보 지명이 확실시되는 라훌 간디는 14%로 3위에 그쳤다.

 ‘보통 사람의 정당’이란 뜻을 지닌 아마드미당은 빗자루를 상징으로 쓸 정도로 인도 정·재계에 만연한 부패 척결에 주력하고 있다. 대도시의 대학생과 지식인들의 입당이 잇따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마드미당은 지난해 12월 말 실시된 델리주 하원선거에 처음 참가해 전체 70석 중 28석을 차지하면서 델리주에서 인도국민당(32석)에 이어 둘째로 큰 정당으로 부상했다. 아마드미당이 총선에서 기존 거대 정당들을 꺾지는 못하겠지만 인도의 정치 지형을 바꿀 태풍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CNN은 5월 총선의 승부를 가를 5대 요인으로 유권자들의 부패에 대한 혐오,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청년층 표심 향방, 힌두·무슬림 간 종교 갈등, 연 6%로 치솟은 물가상승률, 지역 토착 정당의 출현을 꼽았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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