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설비 '양성자가속기' 유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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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1세기 첨단 연구시설인 양성자가속기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달 초 끝난 유치기관 공모에서 과학기술부는 지역의 경북대와 ▶전남 영광군▶강원 춘천시▶강원 철원군▶전북 등 5개 기관이 신청했다고 최근 밝혔다.

건설비만 1천3백억원에 2012년 완공되면 1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양성자가속기 유치전은 오는 19일 전남 영광군을 시작으로 평가단의 현장조사란 두번째 관문으로 들어선다.

경북대가 후보지로 계획한 경부고속도로 동대구IC 부근 대구시 동구 율암동 일대 30여만평에 대한 현장조사는 21일 이뤄질 예정이다.

경북대 김달웅 총장은 14일 양성자가속기 유치계획과 관련 “양성자가속기 사업은 이를 설치하고 운영할 연구인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인적 자원에서 경북대 고에너지물리연구소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총장은 또 “국토의 균형개발 차원에서도 서남해안 일변도의 L자 개발에서 이제는 대구 등 동해안을 배려하는 U자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의 다른 대학들과도 연대중이라고 덧붙였다.

양성자가속기는 초정밀 가공기술과 고진공기술·초전도기술 등 최첨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설비다. 응용분야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기능성 플라스틱 제조 등 신소재 개발과 암세포만 선별해 파괴하는 의료기술 개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손동철 경북대 고에너지물리연구소장은 “대구테크노파크·경북테크노파크와 연계, 이 기술을 지역 벤처기업이 산업화하면 지역경제에 미칠 시너지효과도 엄청날 것”이라며 이 단지를 ‘21세기 첨단과학공원’으로 꾸며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성자가속기가 본격 가동되면 4천6백억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하고, 2만여명의 인구가 유입되며 30개 이상의 전문기업 창출, 연간 수입대체효과만 6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과기부는 제출된 계획서를 바탕으로 앞으로 3단계 심사를 벌인 뒤 4월 말 부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유치평가위원회는 서울대 김제완(물리학)교수를 포함해 14명으로 구성했다. 사업부지 45점, 부대시설 15점, 연구지원시설 25점, 사업추진계획 및 능력 15점 등 평가항목별 배점기준도 공개됐다.

◇양성자가속기란=수소를 방전시켜 얻은 양성자를 빠른 속도로 가속시키는 장치다. 직경 20∼30㎝, 길이 7백여m의 구리통이 기본 모형. 양성자가속기를 통하면 초속 수백㎞부터 빛의 속도인 30만㎞까지 속도를 낸다. 초속 5천㎞를 넘어가면 원자 구조가 바뀌고 물질의 성질이 달라진다. 가속기는 속도 단계별로 빔(양성자 덩어리)을 뽑아내 첨단산업에 활용된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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