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사임」 압력 절정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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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욕·워싱턴=외신종합】「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하여 모종의 중대한 사태 발전이 앞으로 수일 안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해지는 가운데 「닉슨」 대통령에 대한 하야 압력은 4일 절정에 이르렀다.
미 공화당 중진인 「배리·골드워터」 상원의원과 「칼럼니스트」 「윌리엄·F·버클리」2세는 앞으로 수일 안에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깜짝 놀랄 모종의 중대 사태 발전이 망실된 백악관의 두 「테이프」의 행방을 쫓고 있는 법원 당국으로부터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출신 상원의원으로서는 최초로 「에드워드·부르크」의원은 4일 현재 「워터게이트」사건과 관련, 위기에 몰린 「닉슨」대통령에게 주어진 대안은 ①탄핵소추로 인한 직권 박탈 ②불명예 속의 집권고집 ③사임 등 3가지가 있으나 사임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디트로이트·뉴스」 「덴버·포스트」 등 주요 일간지들은 일제히 이날의 일요 조간 사설을 통해 대통령 탄핵 문제를 거론할 필요도 없이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했는데 특히 「뉴욕·타임스」지는 이제 「닉슨」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후 최대의 봉사는 사임하는 것 뿐』이라고 결론지었다.
▲「뉴욕·타임스」지는 「닉슨」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잔여 임기인 금후 3년간 대통령직을 고수한다해도 그의 행정부와 당을 둘러싼 새로운 추문이 다시 탄로되고 위기가 거듭되는 가운데 탄핵의 시련이 줄기차게 뒤따를 것이며 또한 그의 친구와 보좌관들의 비위에 대한 조사가 계속됨으로써 그의 대통령직은 반신불수가 되어 국가에만 해를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닉슨」대통령을 지지해온 「디트로이트·뉴스」지도 「제럴드·R·포드」 하원의원의 부통령 직 인준이 끝난 후 「닉슨」 대통령은 사임해야 한다고 말하고 만일 그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탄핵 절차가 결정적으로 심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72년도 선거에서 역시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했던 「덴버·포스트」지는 「닉슨」 대통령의사임을 촉구하고 그가 이를 거부할 경우 의회는 탄핵소추를 본격적으로 밟으라고 촉구했다.
▲「닉슨」 대통령의 충실한 지지자였던 「칼럼니스트」 「조셉·올섭」씨조차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고 부통령으로 지명된 「모드」씨에게 대통령직을 인계시킬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지는 「닉슨」은 간단히 말해 불쌍하고 가련한 거인이며 모든 책임을 그에게 있다고 논평했다.
【프린스턴(뉴저지 주) 4일 AP=합동】지난 10월19일부터 22일까지 1천5백8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최근의 「갤럽」여론조사는 「닉슨」 대통령의 인기는 5년 전 그가 집권한 이래 최하위로 떨어져 불과 응답자의 27%만이 그의 계속 집권을 찬성했으며 33%가 그의 탄핵 및 사임에 동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여론조사에서 「닉슨」 대통령의 대통령직 유지에 찬성하는 사람이 27%, 반대가 60%, 기권이 13%로 나왔으며 탄핵소추를 통한 대통령직 박탈론이 33%, 탄핵반대론이 52%, 기권이 15%로 나타났다.
【요버린더(캘리포니아주) 3일 로이터합동】「닉슨」 대통령의 출생지인 「로스앤젤레스」 동쪽40㎞의 「요버린더」에서는 3일 『「닉슨」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집회가 열렸다.
약60명이 참가한 이 집회는 『「오린지」군 「리처드·M·닉슨」 탄핵위원회』라는 단체의 주최 하에 「닉슨」 대통령 생가에서 2∼3백m 떨어지고 『리처드·M·닉슨』고속도로가 보이는 들에서 거행되었는데 주최자 측은 그 단체가 미 시민 자유연맹과 미 노조 총 연맹 산별회의(AFL-CIO)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올섭」(칼럼니스트)=「닉슨」은 사자와 여우의 분장술을 알고 있으나 그의 본성에는 당나귀라는 또 다른 상징적 동물이 도사리고 있다. 그는 미 정치사상 가장 어리석은 일을 저질렀거나 아니면 이를 허용했다.
▲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4일 50년만에 처음 실은 사설을 통해 「닉슨」 대통령이 효과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능력을 이미 상실했으므로 사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부 여론의 대변지인 「시카고·데일리·쥬스」 지는 4일 이제 남은 문제는 미국이 새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을 때까지 앞으로 3년간을 어떻게 밀고 나가느냐 하는 문제 일뿐 아리고 말하면서 「닉슨」을 강경하게 비난했다.
▲유명한 헌법학자인 「하버드」법대의 「라울·버거」교수는 「닉슨」 대통령이 『헌법과 정치질서를 문란케 하고 민주제도에 금이 가게 했다』고 말하고 의회가 「닉슨」 대통령의 탄핵을 주저하고 있는 것은 다만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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