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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주말 쉬고 내주 또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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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0일 서울 강북구 번동 북부수도사업소에 동파된 계량기들이 쌓여 있다. [뉴스1]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은 냉동고로 변했지만 남미는 찜통더위다. 극한(極寒)과 혹서(酷暑)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음 주 다시 한파가 시작된다.

 나이애가라 폭포를 얼어붙게 만든 북미 한파는 ‘극 소용돌이(Polar Vortex)’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극 지역 소용돌이 주변에는 빠른 제트기류가 흘러 차가운 공기가 나오지 못하게 가둬놓고 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극 지역이 따뜻해지면 제트기류가 힘을 잃게 된다. 극지연구소 김백민 박사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극 소용돌이가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듯 사행(蛇行)하면, 동아시아로 내려와 한반도 혹한으로 이어진다”며 “올해는 특이하게 북미 쪽으로 치고 내려가 미국 동북부에 혹한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파로 지금까지 20여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나이애가라 폭포 주변 지역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한파가 폭포 주변 물보라를 얼려 장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이 절경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 기상청은 극 소용돌이가 8일부터 물러나면서 11일께 예년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와 달리 남미는 찜통 그 자체다. 아르헨티나는 100년 만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북부 지역의 기온은 1906년 이후 가장 높은 섭씨 50도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10여 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김백민 박사는 “남미의 폭염에 대해선 아직 과학적인 분석이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9~10일 한파를 겪은 우리나라도 주말 동안 포근하겠지만 다음 주부터 다시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예보된 상태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대륙 고기압의 확장 탓으로 다음 주 기온은 예년 겨울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같은 한파는 없고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뜻이다.

 ◆혈관 건강 챙겨야=연세U내과 유동은 원장은 “고혈압 환자는 추운 날씨에 혈관 수축이 일어나 혈압 조절이 어려워지고, 심혈관 질환자는 급작스레 증상이 악화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면 운동보다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불필요한 야외활동을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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