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유동성 흡수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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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은 (IBRD) 대한 경제 협의단은 한국 경제는 물가 정책 운용에 있어 보다 신축성이 기대되며 수출 지원의 점진적인 축소, 과잉 유동성의 흡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세은 협의 단은 지난 9월3일부터 29일까지 27일 동안 한국 경제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전면적인 진단을 하고 8일 그 평상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는데 이를 통해 세은은 한국은 73년에 15%의 경제 성장이 예상되며 앞으로 10년간 고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나 국제 경기의 후퇴와 국제 「인플레」 지속과 같은 단기적인 불 확실 요인도 잠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은은 73년 중 수출도 크게 늘지만 수입이 더 많이 늘어 경상 수지 적자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단기적인 국제 수지 관리에 계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수출 이윤이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으므로 현행 수출 지원을 잠정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은은 정부가 마련한 장기 개발 계획을 주저 없이 지지하며 수출 1백억「달러」의 달성도 무난할 것이나 중공업의 우선 순위 설정, 개별 투자 사업에 대한 철저한 수익성 검토, 자본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 수립, 제 계획간의 조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은은 계획 기간 중 해외 저축의 비중은 계획보다 커질 것이므로 차관 도입은 현 연9억 불 수준 (도착 기준)에서 당분간 급격히 늘어나 74∼76년엔 연 15억불의 차관이 확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은 평가 보고서 요지>
▲경제 현황=73년은 이례적인 고도 성장에도 불구하고 비 전년 6% 수준의 물가 안정을 보여 8·3조처의 물가 목표는 성공하였다고 본다.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강화로 수출 호조·기업 이윤 증대·투자 확대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송량이 예상보다 급격히 늘고 있으므로 이를 투융자 예산 편성에 유의해야할 것이다.
▲국제 수지=73년 중 수출은 50% 이상, 수입은 65%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장기 자본 도입 확대로 외환 보유고는 오히려 증가될 것이다.
원리금 상환 부담은 외국인 투자 증대·공공 차관 도입·차관 조건 개선 등으로 앞으로 수년간은 징증 할 것이다. 원리금 상환 부담율은 70∼71년의 19% 이상에서 11∼12%로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저축=73년 국내 저축율은 약 20%에 이를 것인바 이는 주로 정부 저축의 증대에 기인된다.
민간 저축도 임금 상승 억제·기업 이윤 증대 등으로 늘고 있다. 74년에도 73년 수준으로 국내 저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가 「인플레」 심리의 극복에 최우선 점을 두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타당하며 민간 저축이 제도화될 때까지 정부 저축 증대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금년엔 재정정 책을 통해 구매력을 보다 많이 흡수해야 한다.
▲장기 개발 전략=계획에서 80년 초의 소득을 1천 「달러」, 수출을 1백억「달러」로 설정한 것은 타당하다. 중공업 중 조선 및 단자 공업은 특히 유망하다.
주요 투자 사업의 우선 순위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대안 사업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세계 수요 추세 등에 부응하여 계획을 신축성 있게 조정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투자 소요는 계획보다 늘어날 것이며 특히 해외 저축의 비중이 증대될 것이다. 외국인 투자는 81년까지 18억「달러」로 보고 있으나 이보다 상회할 것이다.
81년의 경제 규모로 보아 30∼40억불의 외국인 투자도 과대하지 않다. 장기 계획은 2∼3년마다 갱신되는 반복적 10개년 계획 (롤링·플랜)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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