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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구로동 공단에 카빈 강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5일 상오 11시35분쯤 서울 영등포구 구로동189 중소기업은행 구로동 지점에서 회사봉급 4백80만 원을 찾아 나오던 한국 「호꾸리꾸」(북륙)주식회사 (대표 곽태석·영등포구 구로동189의2)경리사원 전기호씨(26)가 은행에서 약 1백m 떨어진 자기회사 정문 앞에서 개머리판 없는 「카빈」을 든 27, 8세 가량의 괴한이 쏜 총에 맞아 복부에 관통상을 입고 현금 3백78만1천5백원을 빼앗겼다.
범인은 은행에서부터 검은색 「포드」20M을 타고 전씨를 뒤따라오다 회사 정문 앞 2m쫌 떨어진 곳에 이르러 차에서 내려 전씨를 「카빈」으로 위협, 돈을 빼앗은 뒤 전씨의 배에 1발을 쏘아 쓰러뜨린 뒤 혼자서 차를 몰고 구로 공단 쪽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키 1백68cm가량에 푸른색 남방과 회색 바지차림의 범인을 수배하는 한편 범인이 타고 달아난 검은색「포드」20M 서울×나5×36호를 수배했다.
이날 전씨는 직원들의 봉급을 주기 위해 은행에서 찾은 현금3백80여만 원을 보자기에 싸들고 20만 원 짜리 수표 1장을 주머니에 넣고 은행을 나와 걸어서 회사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이날 은행에 「야구르트」를 배달하고 전씨를 뒤따라가던 남영우씨(35·여·구로1동409의47)에 따르면 전씨가 회사정문 앞 2m쯤 못 미친 곳에 왔을 때 전씨를 뒤따르던 서울1나506인지 또는 5036번호 판을 붙인 검은색 「포드」20M 승용차가 수위실 2m쯤 지나 갑자기 멈추더니 차에서 내려 개머리판 없는 「카빈」으로 보이는 총기를 들고 전씨에게 달려갔다.
범인은 현금을 싼 자주색 보따리를 가슴에 안고 있는 전씨 복부를 향해 총을 겨누면서 낮은 목소리로 『돈 보따리를 내려놔라』고 위협했다.
전씨가 보따리를 길바닥에 내러놓고 일어나려는 순간 범인은 전씨 배에 「카빈」1발을 쏜 뒤 돈 보따리를 들고 4m쯤 떨어진 곳에 세워두었던 차에 날새게 올라탄 뒤 구로동 공업단지 중심지 쪽으로 차를 몰고 달아났다.
「야구르트」행상 남씨는 『강도야-』소리치며 범인과 반대방향으로 뛰어가자 범인은 차를 10여m후진. 정문 앞까지 와 마침 고함소리를 듣고 수위실에서 뛰어나온 수위 박용환 씨에게 총을 들이대고 『꼼짝 말라』고 위협하고는 다시 차에 올라 달아났다.
전씨는 이날 상오 11시쯤 중소기업은행 구로동 지점에서 사원 봉급 4백만 원을 자기앞 수포 20만원 짜리 1장. 1만원권, 30장. 5천원권 1백장, 나머지는 5백원권과 백원짜리로 찾아오다가 변을 당했다.
범행당시 수위실 앞에 있다 현장을 목격한 이성우씨(28·생산부 직원)에 따르면 범인은 검은 갸름한 얼굴에 키는 1m57cm 가량이며 회색 운동모자를 썼고 푸른색 남방과 회색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한다.
사고지점은 공단지역에 위치해 인가가 드물기 때문에 한낮에는 상당히 한적한 곳이다.
경찰은 범인이 범행 후 구로동 제3 수출공단 쪽을 돌아 시흥 쪽으로 도망간 것으로 보고 퇴로를 차단했다.

<배꼽아래 피격관통>
총을 맞은 전씨는 배꼽 아래 4cm쯤 되는 부분에서 왼쪽 볼기짝 쪽으로 관통상을 입고 한강 성심병원에 옮겨 가료 중이나 생명이 위독하다.

<만원권 30장 포함 5천원권도 백장>
범인이 강탈한 돈은 1만원권 30장과 5천원권 1백장, 1백원권 5천장, 5백원권 4천9백63장 등.
전씨가 이날 은행에서 찾은 돈 중 20만 원 짜리 자기 앞 수표 1장은 같이 갔던 경리사원 이은옥씨 (25) 가 수표를 찾은 즉시 외환은행 수출공단 기점에 예치해 무사했다.

<범행수법·인상 등이 이정수씨 사건 비슷>
경찰은 이 사건의 범인이 ①개머리판 없는 「카빈」과 ②승용차를 사용했고 ③은행에서 돈을 찾아 나오는 사람을 노린 점 등 범행수법과 범인의 연령·인상 등이 지난해 9월12일 국민은행 아현동 지점 예금주 이정수씨 피납 사건의 범인과 동일수법이 많은 것으로 보아 긴장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 사건의 범인이 이정수씨 피납사건과 동일범이 아닌가 보고 있다.

<범행차량 번호 시 대장에 없어>
서울시에 비치된 차량대장에는 「서울1나5036」 또는 「서울l나5306」번으로서 「포드20M」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범인이 이용한 차량의 번호 판은 가짜인 것으로 보인다.
시 차량 대장에 따르면 서울1나5036번과 서울1나5306번은 신진 「코로나」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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