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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열차 폭발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2일 경부선 영동역에서 일어난 유조열차 탈선 폭발사건은 새삼 국민의 일대 경각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폭발물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석유나 「프로판·가스」등 인화성물질을 싣고 다니는 차량은 문자 그대로 일촉즉발의 위험을 항상 만재하고 다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유조열차 사고는 비교적 인가가 드문 산간 역에서 일어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민가 26채를 소실케 하고 40여명의 인명피해자를 내는 등 대 참사를 빚었다.
이것이 만약 인가가 조밀한 지역이나 도심에서 일어났다면 그 피해는 얼마나 끔찍한 것이 되었을까는 불문가지이다. 이번 사고로 영동 역 부근의 주민들은 무고한 횡액을 당하게되었는데 우리는 먼저 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국민의 명복을 빌면서 희생자 유가족들의 구휼에 소홀함이 없기를 부탁한다.
유류 수요의 증대와 더불어 유조열차, 또는 유조「트럭」들이 쉴새 없이 왕래하게되어 어느 나라에나 그에 따른 위험성이 증대하고 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런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탈선을 미연에 방지하는 절통 같은 예방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대체로 소비지까지 석유류를 보내는 송유「파이프라인」을 매설하는 것이 통례이지만, 이것이 이룩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는 그 절박한 위험을 예방하는 길은 역시 철저한 안전수칙의 이행 뿐이라 할 수 있다.
열차가 주행할 경우의 철저한 보선작업·안전운행수칙의 강화·「러시」때를 피한 운항「다이어」의 편성 등 조심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탈선사고는 기관사가 철야근무의 계속운행으로 피로가 겹쳐 깜빡 졸다가 80km라는 과속을 못 줄여 영동역 구내로 돌진, 마침내 어마어마한 참극을 연출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철도청을 비롯한 관계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술적으로나 과학적으로 그 원인을 더욱 세밀히 규명, 그 책임의 소재를 명백히 하고 앞으로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만약에 기관사의 과로가 그 원인의 전부였다면 위험한 인화성 물질을 수송하는 유조열차의 근무체계가 그토록 무모하리만큼 과중하였던가를 문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진화작업이 지연된 것은 「포말 소화기」등 소화용 특수장비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기회에 전국소방서와 특히 산업선 철도연변 역에는 완전한 소방기구를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도심지대에서 주간에 질주하는 유조「트럭」들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철저한 단속도 아울러 요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와 더불어 인명의 존귀성과 안전성은 모든 것에 우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모든 관계자들이 항시 「안전제일」이라는 정신적인 자세를 잊지 말기를 역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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