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도색잡지 일대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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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미국 사회에서는 이른바 「스킨·맥」(Skin Mag)으로 불리는 도색잡지의 판매 부수가 나날이 압도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는 반면 이에 따라 새로운 도색잡지도 계속 쏟아져 나와 전례 없는 도색잡지의 「붐」을 이루고 있다.
대학 기숙사에서 군대 막사에 이르기까지 미국 사회 어느 곳에서나 미국인의 기본적이며 절대적인 기호품이 되고 있는 이들 도색잡지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휴·헤프너」가 경영하는 「플레이보이」지가 독주했으나 이제는 「플레이보이」를 바짝 뒤쫓는 「펜트하우스」를 비롯, 약10여종의 도색잡지들이 제나름의 특색을 살리면서「플레이보이」를 위협, 이제 도색 잡지계는 어떤 다른 기업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치열한 경쟁을 보이게 된 것이다.
현재 「플레이보이」와 「펜트하우스」는 미국 내 잡지 서점에서 팔리는 모든 책의 20%에 달하는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으나 이러한 판매 실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또한 신진 도색 잡지들이 이 두 잡지의 독주를 얼마만큼 견제할 수 있을런지 아무도 예견할 수 없는 상태이다. 한때 이들 도색잡지간의 경쟁은 누가 얼마만큼 독자의 시선을 더 끌 수 있는가, 누가 얼마만큼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국한되었으나 지난달 미연방대법원이 외설·음란에 대한 새롭고 보다 엄격한 정의를 내린 후로 이들의 경쟁은 다소 양상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물론 비록, 대법원의 판결 한계가 다소 모호하다 하더라도 이를 전혀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며, 만약 그러한 정의를 무작정 쫓아가다가는 독자를 잃기가 쉽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법원의 외설 규제 조치에 대한 이들 도색 잡지측의 태도는 각양각색인데 가령 「펜트하우스」 발행인인 「보브·구치온」같은 사람은 지난주 기자 회견을 갖고 이 법의 폐기를 위해서 계속 투쟁할 것이며 만약 필요하다면 옥중 생활도 기꺼이 치르겠다고 공언하는 한편 소매상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 우편판매 등의 방법으로 이익 없이 독자들에게 「서비스」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가 하면 「휴 헤프너」는 『만족할 만한 중간적 입장을 발견하고저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현재 「플레이보이」는 6백70만부, 「펜트하우스」는 3백40만부의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플레이보이」는 「펜트하우스」의 추격을 여유 있게 뿌리쳤으나 작년부터는 다소 위협을 느꼈던 듯「플레이보이」는 작년 10월 「펜트하우스」의 분위기를 본뜬 새 도색잡지 「위」를 창간, 그 판매 붓수를 1백75만부로 이끌어 올렸다. 「위」가 첫선을 보인 다음달 전에 「컴퓨터」회사 사장이었던「로널드·펜턴」은 새 도색잡지 「갤러리」를 독자들 앞에 내놓았다.
「플레이보이」의 인쇄술, 편집,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한 이 잡지도 창간호는 불과 34만부가 팔렸으나 이제는 1백만부를 쉽사리 넘어섰다. 뒤이어 지난 6월에는 「갤러리」의 공동 발행인이었던 「스티븐·사운더즈」가 미국서 왜식집으로 성공을 거둔「로키·아오즈」의 재정적 지원을 얻어 「제니시스」를 창간했으며 이밖에도 「플레이걸」 「비바」 「코즈머폴리탄」 등 잡지들이 이미 창간됐거나 창간을 서두르고 있어 도색잡지간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 도색잡지의 절대적인 「붐」때문에 「호텔」 술집 영화는 상대적으로 커다란 타격을 받고 있으며 광고만 해도 거의 이들의 전유물화 하는 느낌이다. 가령 「플레이보이」의 경우 4색 전면 광고가 4만2천9백50「달러」(약1천7백만원)에 달하는데 그나마도 지면 얻기가 힘든 형편이라는 것이다.
여하튼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들 도색잡지의 발행인들은 물론 편집 종사자들까지 호화의 극치에 달하는 삶을 누리고 있다. <타임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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