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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계열사 '글로벌 불길' 차단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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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 SK텔레콤 등 SK그룹의 주력계열사들이 SK글로벌의 파장이 자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과는 달리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장과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불똥이 튀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는 한편 주유소 영업망.텔레콤 주식 등 글로벌이 자구노력 차원에서 내놓는 자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작업은 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진두 지휘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이 발행한 교환사채를 갖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교환사채를 텔레콤 주식 48만3천여주(1천3백96억원)로 교환했다고 회사측이 공시했다.

◆SK㈜=SK글로벌 주식 38.88%를 갖고 있는 SK㈜는 13일 오전 긴급히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회사 관계자는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태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가 시장에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또 연일 주가가 떨어지면서 주가안정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4천8백억원으로 예정된 투자규모를 대폭 축소키로 했다.

또 지난 12일에는 보유중인 SK글로벌 주식 3천7백20만주(평가액 4천7백55억원)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 회사 관계자는 또 "14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분식회계 사태에도 불구하고 SK㈜의 재무건전성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는 또 글로벌이 보유한 전국 3천8백개 주유소(1조2천억원)를 자사에 매각키로 한 것과 관련, 수익성이 좋은 주유소만 선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이 보유한 주유소 중 직영점은 7백70개이며, 이 중 완전히 부동산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것은 주유소 3백34개, LPG충전소 79개다.

회사측은 이날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작년 SK텔레콤 지분매각대금으로 차입금을 줄인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현재 2조6천억원의 현금 및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 규모가 당초 목표를 웃도는 7천억~8천억원으로 예상돼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SK글로벌 사태가 자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글로벌과 우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주가와 대외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해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S&P 등에도 무관성을 설명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사태 등의 영향으로 지난 11일 주가가 급락(전일비 2만원 하락)하자 ▶SK글로벌의 정상화를 위해 공정거래법 등을 벗어난 지원을 하지 않을 것▶글로벌에 대한 채권 규모는 32억원에 불과하다는 요지의 공시를 이날 오후 8시30분에 내는 등 적극적인 방어책을 펼쳤다.

텔레콤은 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는 텔레콤 주식(2백30만주, 시가 3천5백억원)을 자구노력 차원에서 내놓을 경우 이를 모두 자사주로 사들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13일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S&P가 SK텔레콤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린 것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박태진 IR팀장은 "매년 5월께 벌여온 S&P와의 설명회를 14일 주총이 끝나는 대로 이른 시일 내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14일 주총에서도 무관성을 적극 해명할 예정이다.

염태정.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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