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의 두통거리 부산물 『죽음의 재』처리에 난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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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깨끗한「에너지」의 대표급으로 뽑히는 원자력 발전. 그러나 발전원인 핵연료에는 많은 『죽음의 재』가 함유되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크립톤」85·삼중수소 등 방사능을 지닌 위험한 기체도 나온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소를 세우는데 열을 올리던 많은 선진국들이 이 같은 『원자력발전의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부심하고 있다.
우리의 이웃인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일본원자력 산업회의는 지금 상태로 나간다면 20세기말에 가서 일본국내의 방사성 폐기물은 줄잡아 1백억「퀴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 이를 아무리 사람과 떨어진 곳에 쌓아 놓는다고 해도 지진 등으로 흐트러지는 경우, 인체에 미치는 피해가 가공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항구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작년 일본 원자력산업회의가 「2천년대에로의 원자력 구상」이라는 보고서에서 「에너지」수요에 따라 l985년에는 6천만㎾, 2천년에는 2억2천만㎾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한다는 거창한 계획을 발표했을 때 『죽음의 재』처리문제에 대해 하등의 대책도 강구하지 않았다고 해서 각개의 비난이 빗발치듯 했었다. 이에 따라 소위 『원자력발전의 쓰레기』처리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핵연료 재처리공장에서 타버린 찌꺼기에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재생시키면 동시에 강력한 방사능을 지닌 폐액이 남게 된다. 이렇게 해서 생긴 방사선 폐액은 20세기말에 가서 무려 1백억「퀴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에서 「스트론튬」 90만 해도 연간 3억「퀴리」나 된다. (<그림>참조)
더우기 전세계에서 실시하고 있는 핵실험으로 일본 전역에 떨어진 「스트론튬」90이 3만 「퀴리」나 되어 연간 1만배 이상의 「스트론튬」이 배출되는 셈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의 쓰레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방사능의 반감기가 수 백년에서 수십년이나 되는 초「우라늄」원소군, 둘째는 전 방사능의 약5%를 차지하고 있는 「스트론튬」90과 「세슘」l37. 그리고 세째는 반감기가 1년 이하인 단수명 방사성 물질로 고「레벨」폐액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처리방법으로 미국에서는 2백여개의 지하저장「탱크」를 사용, 폐액을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15번이나 폐액이 새나온 소동이 벌어져 안전성이 크게 문제되고있다.
한편 최근에는 이 폐액을 끓여 인산염을 첨가, 유리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방법이나 「알루미늄」을 첨가해서 「세라믹」등으로 만들어 태워 버리는 방법 등이 세계 각국에서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처리방법으로도 「스트론튬」90이나 「세슘」137의 경우 l천년 이상이나 관리를 해야 하는 난점이 있다. 그동안에 천재·지학·전쟁·내란 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원자력발전의 쓰레기』처리문제가 전혀 불가능한 것으로는 여겨지지 않고 있다.
지금 과학자들은 중성자를 이용해서 폐액 중의 방사능을 없애는 연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방사성 원소에 강한 중성자선을 쬐면 그 원자핵이 중성자를 『잡아먹어』 방사선을 내지 않는다는 원소로 변하는 원리를 이용하면 『원자력발전의 쓰레기』를 깨끗이 처리할 수 있다는 것.
즉 1백억 「볼트」에 65「밀리·암페어」의 초대형 양자가속기로 「세슘」l37에 초「스피드」의 양자로 때리면 엄청난 수의 중성자가 나와 「세슘」l37은 방사선이 나오지 않는 「바륨」137로 변해 버리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때 「스트론튬」90은 「지르코늄」90으로, 「크립톤」85는 「크립톤」86으로 바뀌어 방사선을 내지 않는 안정된 원소가 된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가능한 중성자 이용방법은 몇 가지 극복해야할 비현상적인 장애 때문에 아직은 꿈으로 여겨지고 있다. 왜냐하면 이 「시스팀」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경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어떻든 초대형양자가속기의 제조, 엄청난 양의 중성자에 견딜 수 있는 장치의 개발, 대량 발생하는 열의 제거, 안전성의 문제 등이 해결되면 『원자력발전의 쓰레기』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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