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줄어드는 올림픽 종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확대일로에 있었던 세계올림픽의 규모가 76년의 「몬트리올」대회 때부터는 크게 줄어들게 되어 올림픽을 최대목표로 삼고 있는 일본·소련 등 일부 나라들에는 큰 타격을 주리라는 얘기다.
국제 올림픽위원회 (IOC)는 지난 28일부터 3일 동안「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체조·「하키」·수영·축구의 엔트리 삭감과 선수자격문제를 결정했는데 이에 대한 반향이 의외로 크다.
체조의 경우는 종전의 단체 출전 16개국을 12개국으로 줄이는 한편 개인종합의 엔트리를 6명에서 3명으로, 1종목 참가도 2명씩으로 제한, 결과적으로「메달」수를 대폭 축소키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즉각적인 반응 나타낸 것은 금메달을 거의 독점했던 남자의 일본과 여자의 소련.
「하키」는 본선 진출팀이 16개국에서 12개국으로 줄었고 여자종목은 폐지키로 했다.
남자의 경우 16개국이 출전했을 때 아시아에 배당됐던 것은 3개국, 그러나 11개국으로 축소되면 아시아의 출전국은 2개국이 되는데 아시아지역에는 세계 톱 수준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강호가 도사리고 있어서 그 밖의 아시아국가들은 본 대회 출전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육상 다음으로 메달이 많은 수영도 29개 종목에서 26개로 줄었다. 폐지된 종목은 자유형200m와 남녀 개인 혼영 200m. 수영과 거리가 먼 한국이나, 일본을 제와한 아시아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고 있지만 뮌헨올림픽의 마크스피츠처럼 7관왕 같은 히로는 종목의 축소로 다시 출현되기가 어렵다는 전망이고 수영왕국인 미국·호주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으리라는 얘기다.
한편 역사적으로 축구와 반목이 심한 IOC의 집행위는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는 올림픽에 나갈 수 없도록 제한, 앞으로 큰 말썽을 일으킬 것 같다.
IOC는 월드컵 축구는 프로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아무리 아마추어라고 해도 이들과 출전하면 곧 아마추어리즘의 위배라고 해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 축구연맹(FIFA)은 「아시아」「아프리카」지역의「프로」는 인정치 않고 있으며 이들이 월드컵에 나가더라도 올림픽 출전에는 아무 제한을 두고있지 않다.
따라서 올림픽 출전의 선수자격 여부는 FIFA에 달려 있다고 보는데 끝내 IOC가 그들의 결정을 관철한다면 사태는 심각해 진다.
이 문제는 IOC와 FIFA가 좀더 타협해서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IOC가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으면 FIFA는 올림픽에서 탈퇴, 따로 아마추어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어서 당분간은 IOC가 지고 들어갈 공산이 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