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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갱이 l2마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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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농우가 원인 모를 병으로 하나. 둘씩 죽었다. 충북 화성군 내에서 있었던 일이다. 2년 동안 20여 마리가 그렇게 쓰려졌다. 뒤늦게 가축위생시험소에서 그 혈청위를 분석해본 결과 수은중독으로 밝혀졌다. 필경 농약이 묻은 볏짚을 먹은 소들일 것이다.
고양이에 아주 적은 양의 유기수은을 먹여 본 실험이 있었다.
이 고양이는 비칠비칠 잘 걷지를 못했다. 나중엔 좌우를 가누지 못하고 물에 빠져 버렸다. 일본의 한 의과대학에서 실험한 결과이다.
역시 원숭이에 2년 동안 똑같은 실험을 했다. 그 원숭이는 차차 사지가 흐늘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심한 소아마비에 걸린 것 같았다. 그리고 나중엔 감각이 하나씩 그 기능을 멈추었다. 이것은 일본국립위생시험소에서 수은의 독성을 「테스트」해 본 결과였다.
이런 비극은 동물실험으로 그치지 않고 인체에서도 일어났다. 말과 다리가 굳어지고 묵을 가눌 수 없으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른바 「미나마마」병(수오병)이라는 것이다.
수은중독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근간엔 미국주간지에서도 특집으로 다루고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었다. 수은은 흔히 화학공장의 폐수로 흘러내리며. 이것은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킨다. 따라서 수중에 사는 물고기들이 수은에 오염된다. 이런 물고기를 사람들이 계속해 먹으면 인체에도 수은이 축적될 것이다. 수은중독이란 이렇게 해서 심각한 공해병으로 「클로즈업」되었다.
일본에선 「미나마마」병의 피해가 이미 3백명 가까이로 늘어나 큰 사회문제로 제기된바 있었다. 요즘 또다시 이병이 발생하여, 일본의 생선 값은 때없이 폭락, 생선파동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생선가게에선 그런 불매운동의 여파로 생선들을 꽁짜로 나누어주는 회당까지 벌어졌다.
일본 후생성에서 공식 발표한 바로는, 50㎏체중의 성인인 경우 한 주일 동안에 전갱이(전광어) 12마리. 오징어 2·3마리. 꽁치 5·8마리, 고등어 1·2마리. 갈치l·7마리, 새우 6·6마리 이상을 먹지 말라고 권했다. 더구나 대부의 경우는 수은의 중독에 더욱 민감한 사실도 지적했다.
한편 일본의 「다나까」수상은 각의에서 각료들에게 생선을 많이 먹으라고 권장한 사실이 「토픽」에 소개되었다. 생선파동에 충격을 받은 일본정부의 당국자는 공연한 공포심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 생선 먹기 운동으로 그 파동을 역전시키려 하고있다. 남의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우리는 그저 호기심으로 바라만 보고 있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근해에서 잡히는 생선들도 한번 건강진단을 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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