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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미숙·사회의 비협조|기대이하 실시 반년…「자유학습의 날」의 문젯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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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72년11월1일「자유학습의 날」이 선정, 실시된 후 처음으로 갖는 운영보고회가 22일 인천시 유현 국민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운영보고회에서「자유학습의 날」이 어린이들의 신체발달과 학력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으나 교사의 부담 과중·시설부족·일부 지역사회의 비협조 등 많은 어려움과 기대했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문젯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3천5백3명의 전체 학생에게 지난 1학기 동안 자유학습을 실시한 유현 국민학교는「자유학습의 날」에 대한 학생 및 학부모의 관심도를 조사했는데 학생응답자(3백48명)의 98%가 『자유학습을 좋게 생각한다』고 했으며 81%가『자유학습의 날에 선생님과 친해졌다』고 했다.
학무보(응답자 3백명)의 92%가『자유학습의 날을 참으로 좋게 생각한다』고 했고 77%가『자유학습 실시이후 학생이 명랑해졌다』고 응답, 자유학습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고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부모의 58%가 자유학습 실시 후 교과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의욕에 차이가 없다고 했으며 53%가 어린이들의 가사 조력태도에 별 차이가 없다고 밝혀 시정돼야 할 문젯점을 던졌다.
지적된 문젯점을 종합해보면 ▲대부분의 교사들이 예·체능·공작 등 50여가지 넘는「자유학습」분야에 익숙치 못해 학습에 지장을 주고 ▲도시학교의 경우 운동장이 좁고 농촌에선 예능·실기교육을 위한 기구가 크게 부족하며 ▲학습자료·현장학습을 위한 경비를 충당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이밖에 현장학습의 경우 극소수의 공장·은행·우체국·일반 관청 등에서 꺼리는 경우가 있어 지역사회의 협조가 아쉬운 점과 농촌학교의 경우는 학습자료가 크게 부족하여「자유 학습의 날」을「공부 안하고 노는날」로 잘못 알아 집안일이 바쁘다며 결석하는 어린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유현 국민학교에서 동교 2학년생들에게 지난 5월15일 사회·자연·국어교과와 관련있는 「농사」를 주제로 송도농장에 현장학습을 실시한「자유학습의 날」사례보고를 하나 예로 옮겨본다.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버스」안에서 저절로 노래가 나와 겨워했고「버스」에서 내리자 『저것이 못자리구나』하는 환성이 터져 처음부터 못자리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농부가 피를 뽑는 것을 보고는『책에 있는 것과 같다』고 떠들었으며『지금 농부가 하는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학생들은 관찰하겠다고 모를 뽑아 달라고 졸라 농부의 양해를 얻어 모를 뽑아 피와 모의 다른 점·같은 점을 관찰시켰다. 이의결과 잎의 색이 같고 모양도 비슷한데 피의 뿌리는 굵고 하얗다고 말하는 학생이 나왔다.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린 것을 보고『야「토마토」다』라고 환성을 올렸다. 맨 밭에 있는 것은 이제 꽃이 피고 있어서「비닐·하우스」에 있는 것과 맨 밭에 있는 것의 다른점을 비교시켜 보았더니 한참만에 『「비닐·하우스」추운데도 심을 수 있다』는 대답이 나왔다.
「자유학습의 날」운영에는 시정해야할 많은 문젯점이 있으나「1일 1주제」에 의한 효율적인 시행은 시간의 벽·교과의 벽·교실의 벽·교문의 벽을 뛰어넘어 학생들에게 풍부한 정서함양·학습의욕을 불어넣고 건강한 신체발달을 돕는다는 것이 이날 보고회의 결론이다.<심준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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