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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의 성역…스위스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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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검은손 「마피아」단체의 돈의 행방은? 마약자금의 출처는 어딘가? 갖가지 억측에 휘말려 있는 금융성역, 그 철벽의 「은행비밀」을 뒷받침하는 「스위스」 및 「스위스」인의 생태가 어떠한지 근착외지 『문예춘추』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마피아」의 유력한 자금원이 마약(헤로인)의 매매에 있음은 오늘날 세계의 상식이 돼버렸다. 생아편을 「헤로인」으로 정제하는 공장은 남부「프랑스」의 「마르세유」에 집중해 있으며 이를 통제하고 있는 것은 「코르시카」도의 폭력단 「유니언·코르스」라 한다.
이 「유니언·코르스」를 구성하는 5가족으로부터 「헤로인」을 매입하여 「캐나다」→미국, 「멕시코」→미국 및 미국 직행의 3「코스」로 유입시키고 있는 것이 「뉴요크·마피아」이다. 여기에 「존·풀만」의 이름이 나온다.

<스위스 은행군 지칭>
미국 「마피아」는 매춘이나 도박으로 벌어들인 「하트·머니」를 「스위스」에 거주하는 「존·풀만」에게 보내고 『「스위스」은행에 입금하여 「클린·업」한 후』 「마르세유」에 매입 자금으로 투입시킨다. 「존·풀만」은 『유대 「마피아」의 거두로 1천명정도의 부하를 두고 있다. 그가 미국「마피아」(특히 이탈리아계)와 손을 잡은 것은 1950년, 그때 양자간에 흥정이 성립된 것 같다. 「존·풀만」의 이름 뒤에 「스위스」은행이란 이름이 나타나는 것은 반드시 곡절이 있다.
그러나 「스위스」은행이란 은행은 실재하지 않는다. 정확이 말하면 「스위스」은행이 아니라 『「스위스」에 있는 은행』 또는 『「스위스」은행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금주 밝히면 벌금>
「존·풀만」이 『미국의 「하트·머니」를 「스위스」은행에서 「클린·업」한 후』라는 정보는 흘러나오고 있으나 「스위스」의 은행이 금과옥조로 삼고있는 「은행비밀」유지의 「시스팀」으로 볼 때 「존·풀만」의 구좌번호나 예금잔고는 절대로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취리히」의 은행이나 「제네바」의 은행에서도 은행장에서 창구에 이르기까지 누구하나 「존·풀만」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아니할 것이다.
만일 입에 올리면 1934년에 제조된 『「스위스」은행업무법』 제47조(1971년 ㄴ개정)에 따라 6개월 미만의 징역 또는 5만「스위스·프랑」(한화 약5백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 법률은 은행원이 은행을 그만둔 후에도 통용된다.
그러나 「스위스」의 은행에 들어오는 돈이 확실히 형사범에 의해 획득된 경우 「스위스」의 은행은 예입을 거부하고 경찰에 통보할 것이다. 예컨대 일본의 『부사은행 19억「엥」(한화 약 24억7천만원) 사취사건』의 주범 김동철의 경우 그가 「파리」에 숨어 들어갔을 때는 그의 얼굴사진과 이름이 「스위스」의 은행창구에 벌써 붙여져 있었다한다. 일보 양보하여 유마철이 운수가 좋아 19억「엥」을 「스위스」의 은행에 예금할 수 있었다해도 일본정부가 「스위스」정부에 요청했다면 「스위스」의 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범죄금의 적발에 협력했을 것이다. 전 「스위스」중앙은행총무이사 「마크스·이쿠레」는 『19억「엥」정도의 돈 때문에 「스위스」의 은행의 명성을 더럽힐 필요는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한다.

<은행 모두 4백50개>
「스위스」는 은행이라고 불러도 좋은 것이 4백50개나 되니 대단한 숫자이다.
「스위스」의 은행하면 퍼뜩 떠오르는 『은행비밀』의 철벽의 「이미지」가 금융자본의 『성역』을 연상시키는 것 같다. 「스위스」의 3대 은행으로는 「스위스·뱅크·코퍼레이션」·「스위스·크레디트·뱅크」·「스위스·유니언·뱅크·오브·스위칠랜드」를 들 수 있으며 여기다가 「스위스」국민은행·「로이」은행까지 합하여 5대 은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위스」가 오늘날 세계 유수의 국제자본시장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이 있다. 첫째, 산업이 고도화하고 있다. 둘째, 국내저축이 국내투자를 상회하고 있다. 「스위스」인들의 저축성향은 이제야 『얘깃거리』가 되고 있을 정도다.

<국제자본 시장으로>
매년 봄 유치원의 입원식 때 「스위스」의 주립은행은 원아 한 사람 앞에 『예금통장』을 선물로 준다. 예금난에는 축하조로 20「프랑」(한화 약2천원)이 입금 돼있는데 『10년간은 이 돈을 사용할 수 없다. 10년 후에 이 돈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알 것이다』라고 씌어져 있다.
1798년부터 5년간, 「제네바」는 「프랑스」에 점령됐다. 이를 계기로 시계산업이 발전, 시계수출금융을 통해 새로운 개인은행이 대두됐다. 여기서 주식은행·저축은행·부동산은행을 열고 국제금융활동을 시작했다.
1870년에 발발한 독·불 전쟁당시 「제네바」는 이미 자본도피처가 됐다. 「스위스」은행에서는 『자명한 이치』로 돼있는 『은행비밀』은 예컨대 예금자가 번호식예금을 희망하면 『번호만 가진 예금자』가 된다.

<예부터 자본도피처>
몇 번이 누구냐 하는 것은 은행내부에서도 제한된 몇 사람밖에는 모른다.
이런 『자료방위』는 「스위스」은행의 독특한 것이다.
이 번호식예금에 대해서는 「스위스」는 물론, 어떤 나라 정부도 사찰할 수 없다.
입금된 돈이 형사범에 의한 것일 때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얘기가 다르나 이 경우에도, 예컨대 10만「달러」의 예금이 모두 형사범에 의한 것이냐의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국제간에도 문제화하는 경우가 있으나 「스위스」인의 개인원리가 어떤 권력에도 우선한다는 이 나라 철학에서 볼 때 재산이 비장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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