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숨은 영웅' 한센인의 슈바이처, 콩나물 할머니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수상자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왼쪽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한 ‘한센인들의 슈바이처’ 강대건씨, 박 대통령, 석류장을 수상한 시장 노점상 할머니 이복희씨, 국민포장을 수상한 고향발전기금 기부자 장용진씨. [뉴시스]

한센인의 슈바이처, 말라위의 나이팅게일, 아프가니스탄의 콩 박사, 청주 콩나물 할머니…. 26일 국민추천포상을 수상한 자랑스러운 우리 이웃들의 별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민추천포상심사위원회로부터 숨은 영웅으로 추천된 31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시상했다.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받은 치과의사 강대건(81)씨는 1979년부터 33년 간 매주 한센인 마을을 방문, 형편이 어려운 한센인 환자들에게 재료비 정도만 받고 틀니를 만들어 주는 선행을 펼쳤다. 강씨는 그렇게 해서 얻은 진료비(1억4000만원)마저 기부금으로 내놨다. ‘말라위의 나이팅게일’로 불리는 간호사 백영심(51)씨는 23년 간 아프리카 오지에서 의료 봉사를 해왔다. 1990년부터 케냐에서 의료선교사 활동을 하던 백씨는 1994년 환경이 더 열악한 말라위로 옮겨 진료소·학교·유치원을 운영하고 있고, 간호대학을 설립해 주민들을 돕고 있다. 정부는 백씨에게 국민훈장 동백장(3등급)을 수여했다. 2003년부터 식량이 부족한 아프가니스탄에 콩 재배법을 보급해 ‘아프간 콩박사’로 통하는 재미교포 권순영(66)씨, 자신은 작은 옥탑방에서 홀로 생활하면서 나물을 팔아 모은 재산 4억8000만원을 장학재단에 기증한 ‘시장 노점상 할머니’ 이복희(67)씨, 시장 행상을 하며 모은 12억원을 1999년 충북대에 기부하고 지난해 작고한 고 임순득(당시 89세)씨 등은 국민훈장 석류장(5등급)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숨은 것보다 더 나타나 보이는 것이 없고 작은 것보다 더 뚜렷한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며 “여러분과 같은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고 희망의 사회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격려했다.

허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