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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국제적 선박수요「붐」탄 「조선한국」의 내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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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0년엔 선박수출 10억달러>
2일 아침 부산-대한조선공사 조선소에서는 2만t급 유조선, 「코리아·갤럭시」호가 진수됐다.
박 대통령의 영애 근혜양이 명명 및 진수를 한 이 「탱커」는 국내조선사상 최대의 배이며 80년대를 향한 조선한국의 출발신호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스타트」하여 80년을 첫 번째 시한으로 잡은 조선능력확충계획이 실현되면 현재의 년간조선능력 1백만t이 5백40만t으로 5·4배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세계 10대 조선국 대열에 끼여들어 80년 선박수출 10억「달러」, 85년에는 20억「달러」를 달성하자는 청사진이다. 조선공업을 일으키자는 의도는 네 가지로 풀이된다. ①대단위 수출상품이고 ②종합공업으로서 기계공업을 선도하며 ③해운·수산의 원동력이고 ④공해가 없는 중공업이라는 점이다.

<육성 위한 외연적 여건 좋아>
조선공업을 육성할 수 있는 외연적 조건은 좋다.
현재 세계의 조선계는 선박수요증가로 「붐」을 맞고 있다. 따라서 선가는 66년∼70년의 t당 63불에서 지금은 1백47불로 2백35%나 뛰어올랐다.
선박도 대형화해서 53년의 5만5천t급이 세계 최대선으로 기록됐으나 72년에는 44만7천t짜리 「탱커」가 등장하는 판이다.
반면 이른바 일본·「스웨덴」·서독·영국 등 조선선진국의 경쟁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그 원인은 조선소가 포화상태에 있고 중노동에 취업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신구시설이 뒤섞여 있는데다 노임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 등이다.
조선공의 최근 노임지수는 일본을 100으로 했을 경우 서독 139, 「스웨덴」 190인데 비해 한국은 30. 이러한 주위환경 속에서의 한국 위치는 조선수출국으로 인정받는 단계에 와있다.
우리 조선계는 ▲시설능력이 최대선 6만t에서 70만t으로 ▲연간능력은 25만t에서 1백만t으로 늘어났고 ▲조선실적도 2만t급에서 25만9천t급(건조 중)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기 때문이다.
좋은 입지와 기후, 양질의 저노임 노동력을 갖고 있으며, 지금부터 조선소를 경제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 조선한국의 강점이다.

<2억6천만불어치 주문 받아>
세계의 조선업계는 공전의 수주 「붐」을 타고 있다.
일본·구주의 조선소는 77년까지 만원사례―.
최근 발표된 「로이드」선급협회통계에 따르면 세계주요 14개 조선국의 3월말 현재 수주실적은 9천9백20만t으로 작년 말에 비해 1천2백70만t이나 급증, 사상최고기록을 「마크」했다. 이 증가분만으로도 64년 중의 총 건조실적을 상회한다는 얘기다. 국별로는 ①일본=4천3백70만t ②스웨덴=9백30만t ③서독=6백40만t ④영국=5백50만t의 순.
이 같은「붐」을 타고 한국도 「도크」가 미처 완공되기도 전에 주문이 쇄도, 2억6천2백만「달러」어치(34척)를 75년까지 건조해야 할 처지에 있다. 선박주문이 이토록 극성스러운 것은 소련의 곡물수입, 「에네르기」부족에 대비한 미국의 원유수입급증 등으로 선복이 모자라 운임이 급상승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인플레」경향과 간단없는 국제통화불안이 현금을 선박으로 바꾸려는 환물「무드」를 자극하고 있다.

<숙련기술자 부족 극복해야>
그렇다고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노무비 상승 외에도 원재료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강판 값이 계속 오르는 경향에 있다. 「인플레」가 수주를 늘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코스트」를 밀어 올리고있는 셈이다.
한국의 조선공업육성도 많은 난제가 있다. 노임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리라고 내다보기는 어렵다.
숙련기술자부족이라는 약점도 있다.
강판을 무제한 공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연관산업인 중화학공업육성에 동원해야 할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동원하느냐는 것도 앞으로의 큰 과제이다. [글 현영진기자 사진 이창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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