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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갈린 검,경…「조작」까지 빚은 대립안팎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한 시골농부의 역살 사건을 두고 검찰과 경찰 사이에 불꽃 퉁기는 수사공방전이 한창이다. 함양 서장「지프」역살 도주사건은 현지검찰이 서장「지프」운전사를 뼁소니 운전사로구속한데 이어 경찰은 드디어 신고차 운전사를 범인으로 몰았다가 범인조작이란 오명을 쓰고 형사 계장등이 구속됐다.
사건발생53일이 지나도록 일선 수사기관 끼리의 체면치레에 피해자만 억울하다.
당초 이 사건은 지난4월1일하오8시50분쯤 함양에서 산청쪽으로 달리고있던 서흥 유류 소속 경 남자7l359호 유조차운전사 김중생씨(33)의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사고를 전후해서 이 곳을 지난 서울 자91509호「트럭」경남 영7l1442호「트럭」경남 영 7I188호「트럭」신고차인 경남 자7I359호유조차 등 하생 (함양↓산청) 차량4대와 번호를 알수 없는 7t반「트럭」1대 문제의 함양서장「지프」삼성 연탄 소속 경남 영7I826호 기아 「복서」 (운전사 박기섭·40)등 3대의 상행(산청↓함양)차량 등 모두 7대를 밝혀냈었다.
경찰은 죽은 위환갑씨(21) 가 머리를 산청 쪽으로 두고 중앙선 쪽으로 쓰러져 있고 강씨의 오른쪽 귀 위에난 상처부위의 근육이 뒤쪽으로 밀린 것 등으로 보아 범행차는 산청에서 함양으로 가던 상행 차량 인것으로 밝혀 냈었다.이에 따라 증인조사에 나선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 등으로 윤일식서장의「지프」가 가장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드러났는데도 사건발생 43일이 지난 5월14일까지 우물 쭈물하고 있었다.
경찰 수사를 기다리다못한 강점시씨(40) 등 55명의 마을주민들이▲현장을 지난차가 압축됐는데도 40여일이 지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산청경찰서는 수사비와 인원부족이라는 이유로 출장수사를 할수없다고.수사에 적극성을 띠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으로 진주지청에 진정서를 냈다.
진정을 받고 수사에 나선 김인환검사는 지난16일 운전사 노재직순경(33)을 구속하고 윤서장을 소환했으나 윤서장은 사건 현장을 지날때 눈이 피곤해 거의 1시간을 졸고 있어 아무것도 몰랐다고 발뺌 했다.운전사 노순경은 처음 현장에서 부대 같은것이 깔려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라고 진술 했다가 목격자가 나타나자 강씨가 길 가운데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고 번복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결과 ①「지프」운전사 노순경이 죽은 강씨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는데 이때 반대 방향에서 산청 쪽으로 가다 현장에서 약6백50m 떨어진 곳에서 서강 「지프」와 교행 했던 서울 자91509호「트럭」전사 박철남 씨가 강씨가 죽어있는 사고현장까지 오면서 다른 차를 만나지 못했다는 점.
②「지프」앞을 지나간 번호 미상의 7t반「트럭」은 당시 사고현장에서 산청 쪽으로 약7백m떨어진 곳에 서서 바퀴수리를 하고 있었던 산청쪽으로「택시」 소속 경남 영1l212호「택시」운전사 문봉기씨에 의해 강씨의 사망 시간보다 약30분 앞서(강씨가 술집에서 술을마시구 있던때) 지나간것이 확인돼 용의 선상에서 벗어난점.
③「지프」다음으로 지나간 경남 영7l826호 기아 「복서」는 시간상으로 강씨가 죽은 뒤에 지나간 것이 밝혀진점. ④현장에있는 4m 가량의 바퀴 끌린 자국이 소형 차량 인것으로 밝혀진 점 등을 들어 뺑소니차는 윤 서장의 「지프」가 틀림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①「지프」를 보았다는 신경순 여인의 증언이 신빙성이 없다.
②죽은강씨의 상처부위가 귀 뒤쪽의 높은 곳에 있는 것으로 보아 차체가 높은 대형 차량에 부딪친 것이 틀림없다.
③현장의 바퀴끌린 자국이 나있는 흙 위에 직경 4m가량의 금이간 돌이 있었는데 돌에 금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무거운 대형차량이 지나간것이 틀림없다.
④하행차량이 치어 죽인뒤 상행차량이 친 것처럼 시체를 반대방향으로 돌려놓고 달아났을 가능성도 있다는점 등을 들어 범행차는 「트럭」같은 대형 차량이라고 맞서고 있다. 검찰과 경찰사이의 이 같은 공방전을 지켜보는 주민들과 유족들은 지방 말단 수사기관의 체면치레를 떠나 엄정한 수사로 진상을 밝혀 떨어진 수사기관의 신뢰를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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