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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애견 학교 박윤성 부소장에게 듣는 훈련 노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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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성 부소장이 골든니트리버 ‘벤즈’와 훈련에 앞서 교감을 나누고 있다.
박정준 훈련사가 운동장에서 시바이누 ‘코비’를 훈련시키고 있는 모습.

애견 인구가 백만을 넘어서고 있지만 애견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버려지는 유기견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 해 무려 10만 마리 이상이 버려지고 있고 이 중 상당수가 로드킬로 이어지고 있다. 사랑스러운 애견이 도시의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에덴 애견 학교 박윤성(33) 부소장을 만나 애견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1 지난 2002년 코카스파니엘인 ‘버리’는 견주가 사고를 당해 더 이상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견주의 부모에게 맡겨졌다. 하지만 천방지축인 성격 탓에 견주의 부모 역시 ‘버리’를 키우는 것을 포기했고 자칫 부랑자처럼 거리를 떠도는 유기견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버리’를 버리기 전 에덴 애견 학교에 상담을 요청했고 결국 에덴 애견 학교에서 ‘버리’를 특수 목적견으로 훈련시키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버리’는 훈련에 잘 적응했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주인마저 포기했던 천방지축 ‘버리’가 세계 구조견 자격을 받은 국내 1호견이 된 것이다.

 #2 말썽꾸러기 비글인 ‘온달’이 역시 견주가 애견 학교에 위탁한 뒤 이사를 가버려 하루 아침에 유기견 신세가 되고 말았다. 쓸쓸히 혼자 남게 된 ‘온달’은 에덴 애견 학교에서 ‘버리’와 마찬가지로 훈련을 받게 됐고 오랜 시간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세계 인명 구조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박 부소장은 처음에 단지 강아지를 훈련시켜 인명구조견이나 매개치료견, 탐지견 등 특수 목적을 가진 개들을 양성하는 것에 보람을 느꼈지만 최근에는 유기견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책 발간도 계획하고 있다. 박 부소장은 유기견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 견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이 각자 개성이 있듯 개들도 각각의 행동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견주들은 이 부분을 이해하고 헤아려줘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시켜주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개들의 기억을 올바르게 심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람은 80% 이상이 시각에 의존하지만 개의 경우 청각, 후각을 통해 80% 이상을 인지합니다. 이 때문에 견주는 규칙적인 생활과 리듬으로 애견이 규칙적인 행동을 기억하고 그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특히 핵가족화에 따라 애견에게 남다른 사랑을 주는 견주들이 많은데 이 경우 더욱더 애견의 사회성 발달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집 안에서만 성장한 애견들의 경우 대부분 대인, 대견,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키우는 애견이 사랑스러울수록 사람이 아닌 개처럼 키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밖에 나가 주인이 없어도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실제 에덴 애견 학교에서는 애견들의 사회성 발달 및 자립심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령견의 경우 위탁 관리를 맡아 적절한 운동과 사료 급여 등 기본적인 관리를 해주고 있으며 문제점이 발생한 애견의 경우 위탁 훈련견으로 맡아 속성 및 정규과정으로 문제 요인을 밝힌 뒤 사회성 교육과 복종 훈련 등으로 문제점을 교정해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 애견 놀이터와 수영장, 호텔 등을 갖춰 당일 코스로도 애견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애견 체험학습장과 애견 캠핑장 등을 운영할 계획에 있어 애견을 데리고 쉽게 집 밖을 나설 수 없었던 애견인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박 부소장은 “문제점이 오랫동안 지속돼 전문가에 의한 교정이 필요한 애견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집에서도 간단한 방법으로 애견들을 훈련시킬 수 있다”며 “문제가 심각해져 애견을 버려야 하는 단계까지 가지 말고 가정에서 조금씩 훈련을 시켜보는 것이 좋다. 또 심각한 단계까지 갔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문제점을 교정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애견 상담 문의 041-544-8750

글=최진섭 기자 js38@joongang.co.kr, 사진=강태우 기자

◆디스크 도그=사람이 원반을 던져 개가 물고 오게 하는 경기. 사람끼리 하던 게임을 개의 사냥본능을 이용해 개발했으며 동그란 물체를 캐치한다고 해 ‘디스크 도그(사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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