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도 「축구불황」|TV에 관중 뺏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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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 축구계도 국내「리그」는 관중이 없어 불황이지만 남미와 더불어 세계축구의 양대산맥을 이루고있다는 「유럽」에서도 관중의 감소에 따라 각 구단이 적자경영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금「시즌」이 한창인 영국에서는 TV중계가 활발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구장에 몰리는 관중수는 작년에 비해 l5%나 감소하고 있다는 것.
원인으로는 작년보다 입장료가 올랐다는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그보다는 TV가「슈팅」의 결정적인 장면이나 묘기를「슬로·비디오」로 여러차례반복, 시청자들에게「서비스」하고 중요장면의 「하일라이트」를 다시 편집, 「뉴스」시간에 방영하는 바람에「팬」들은 굳이 구장에 가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TV의「슬로·비디오」는 절대권위의 심판판정에 말썽의 불씨를 만들고 이 여파가 선수들에게는 이제까지 없었던 항의와 관중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싸움까지 일으키고 있다는 것.
서독의 경우는 관중의 수가 줄지 않았지만, 최근 급상승한 축구「붐」에 따라 각 구단이 새로운 경기장 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해 빚에 몰려 쩔쩔매고 있다.
그밖에 소련의 1부「리그」는 반복되는 무승부 또는「스코어」가 적은「게임」등으로 해서 오히려 2부「리그」에 관객이 쏠리는 경향이고 「체코」「헝가리」「오스트리아」「벨기에」화난 등은 빈번한 국제경기로「팬」들이 국내「리그」에는 외면하고있는 추세.
다만「프로」축구의 「매커」라고 말하는「이탈리아」와「스페인」「포르투갈」등이 여전히 위협을 받지않고 있는 현상인데 다른 나라들이 하락의 추세에 있으니 언제 그 영향이 오지 않겠느냐고 덩달아 걱정이다.
이 같은 일반적인 하락세의 원인으로 ①TV중계의 활발 ②빈번한 국제경기로 자극성이 별로 없는 국내 「리그」를 외면하는 경향 ③수비위주의 축구로 득점이 없다는 등이 손꼽히고 있어서 이에 대한 시정책이 각 국마다 활발히 논의되고있다.
그 중에도 일 찌기 쇠퇴의 기미를 보인 「프랑스」에서는 TV중계의 제한과 함께「룰」의 혁명적인 개혁을 들고 나오고 있다.
즉 득점이 적은 것은 관객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시경키위해서는 「골」문을 넓히고「오프·사이드」를 지금의 「하프·라인」에서 「페널티·라인」으로 좁히는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축구의「룰」개정은 보수적인 영국의「홈·브리티쉬」가 쥐고있는 실정. 따라서 이 같은 혁명적인 개혁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당분간은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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