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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휴전협정은 지켜질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조세프·크래프트」기>
【워싱턴 포스트=본지특약】레·독·로 월맹정치국원은 공산주의자들이 여전히 월남인민의 통일을 지향하고 있음을 천명했다. 티우는 티우 대로 남-북 전쟁은 여전히 두개의 별도 정부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 만큼 휴전의 도래를 즐거워하고 있지만 문제는 계속 산적해 있다. 미국이 분쟁에 다시 말려드는 것은 아닐까? 이런 불안이 대두되는 가운데도 월남평화 전망이 한결같이 모두가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공산주의자들로 하여금 당장 평화협정을 준수하게끔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요인으로서는 국제외교의 재편성이 여기에 미치는 영향을 들 수 있겠다. 현재 드러난 징조로 보아, 소련이나 중공은 인지반도에 또다시 전투가 격화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으며 그들은 월북 베트남에 현존하고 있는 공산주의자들에게 압력을 넣는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둘째 닉슨이 말했다시피 미국이 월남의 부흥·복구계획에 큰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 보인다. 공산 측이 파리 평화협정을 준수하지 않을 때 미국이 공산 측에는 원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은 명백한 일이다.
이것 외에 지난 연말, 미국이 12일 동안 집중적으로 퍼부은 북폭 사례도 또한 공산 측의 협정위반에 대한 제동요인으로 작용한다. 연말 북측은 분명히 공산 측에 만약 그들이 휴전협정을 위반하면 닉슨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라도 위반을 응징할 수 있는 사람임을 분명히 주지시켰다.
불행하게도 휴전협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공산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이공정권의 위약성은 협정의 전제를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근본 요인이다. 티우가 이끄는 사이공 군사정권은 국민의 자발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유지되지 않고 무력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티우 정권은 1백만명에 달하는 군·경에 의한 강력한 통치기구를 장악하고 있으나, 그것은 효과적인 민간 행정부나 정치기구의 구실은 못하고 있다.
사이공 정부가 베트콩과의 피나는 정치투쟁을 벌여야만 하는 지역에서 휴전이 우선적으로 발효되었기 때문에, 평화협정은 티우에게 피치 못할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또 이 고통은 날이 갈수록 증가될 것이다. 티우는 이런 상황으로부터 도망칠 수도 무관심해질 수도 없다.
그는 정치구조를 발전시켜야만 할 것이다. 아마 티우는 그것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미루어 생각건대 티우는 3만 명의 친 공적 경치 범 석방을 공산 측과 흥정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는 그의 대통령 권한을 중지시키는 제헌의회를 구성하는 선거를 하자는 공산 측의 요구에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은 역회전을 하고 있다. 티우는 이미 정치투쟁에 임할 채비를 그 나름으로 차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검열제도를 강화하고, 인사이동을 제한하고, 또 단일정당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티우의 정치권한 강화작업을 공산 측이 휴전협정의 위반이라고 보는데 있다. 티우가 취하고 있는 조치의 어느 하나라도 휴전협정 결렬의 불씨가 되지 않는 것이 없다. 이중에는 티우의 정치범 석방 거부, 총선 동의 거부, 공산군 점령지역에 대한 피난민 재 정착 허용거부 등이 포함된다.
신중한 추측들에 따르면 휴전협정은 아마 앞으로 2개월 안에 깨어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무력충돌 재발금지를 위한 압력을 행사할 방책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일직이 월남전의 우미성을 인식해 온 미국인에게 이 문제는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아무리 이제 와서 미국의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끊겼다고 하지만 사이공 정권에 협정을 준수하게 하는 것이 불필요하겠는가?
끝으로 하노이의 휴전수락이 유일한 평화부합의 열쇠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헤이그 특사가 1주일 전에 사이공 정권의 휴전 수락을 받아낸 것도 마찬가지로 단절을 가져오는데 지극히 중요했다. 헤이그 특사는「단원」이라는 압력으로 사이공정부에 휴전을 수락케 했던 것이다. 지금이나 그때나 미국의 티우에 대한 원조중단 협박은 휴전협정을 준수케 하는 결정적인 지렛대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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