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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흑131까지로 형세는 완전히 역전, 흑의 승리는 부동의 것이 되고 말았다. 결국 165수에 이르러 조8단은 돌을 던졌다(131수이하는 두어본데 불과하므로 생략한다).
이로서 김왕위는 나머지 3국중 한판만 이기면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는거의 결정적인 위치를 확보했고 조8단은 그대로 막판에 몰리게된 것.
본국은 초반에 흑이 과욕(흑25이하 35까지)으로 대세를 그르쳐 시종 백이 우세한 바둑이었다. 그러나 조8단이 어쩐 일인지 중요한 고비마다 번번이 맥풀린 점만두어 흑을 도와주더니 종내는 백114의 패착을 범해 흡사 지기위해서 두는듯한 느낌이었다.
『제7기 왕위전 도전 5번기 제1국에서 현재까지 「왕위」를 고수해온 김인7단에게 도전한 나는 덧없이 패하고 말았다. 도전자가된일조차 요행으로 생각될만큼 무엇보다 체력의 한계선을 넘은 50대의 노쇠현상을 새삼 통감하게 되었다. 물론 나를 아끼는 「팬」에대한 민망함을 금치못하나 제2국부터는 승패는 여하간 안간힘으로 좋은 바둑을 남길 결심만은 않할수 없다.』
이상은 조8단이 담당하고있는 「주간한국」의 「주간기계」난에 실린 한 구절인데 내용중에 「프로」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필승의 신념」「불꽃같은 ?기」등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다. 그래가지고야 어떻게 「타이틀」쟁취를 기약할 수 있겠는가. <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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