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줄이고 특기 살리자" … 일곱 빛깔 학습 반짝반짝 빛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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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교사의 지도에 맞춰 연주연습을 하던 신창중학교 관악부 학생들이 잠시 연습을 멈춘 뒤 각자 맡은 악기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아산 신창중학교에서 실시중인 ‘방과후학교’ 사업이 알찬 프로그램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아산시와 아산교육지원청, 충남교육청으로부터 ‘일곱빛깔 방과후학교’ 시행으로 매년 좋은 평가를 받아온 신창중학교는 지난달 2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회 방과후학교대상’ 시상식에서 우수학교 표창을 받으며 전국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10일 신창중학교를 찾아 ‘일곱 빛깔 방과후학교’에 대해 알아봤다.

전교생이 250여 명에 불과한 아산 신창중학교가 최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빛을 내고 있다. 지난달 21일 ‘제5회 방과후학교대상’에서 우수학교 표창을 받으며 타 도시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이 대회는 매년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육개발원·삼성꿈장학재단·중앙일보가 공동 주관하고 있다. 신창중학교는 학년별 교육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해 정규교육과정과 연계한 수요자 맞춤형 ‘일곱 빛깔 프로그램’을 펼쳐 소규모학교에 맞는 효과적인 방과후학교를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곱 빛깔 방과후학교’는 총 7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문화예술중심 월요 특기적성 ▶3인 3색 반딧불이 공부방 ▶옹골찬 학력! 교과 심화 ▶교육기부로 1인 1악기 연주하기 ▶체험 중심-여름방학 방과후학교 ▶신바람 몸짱·마음짱, 토요프로그램 ▶스트레스 날리기! 스포츠 리그 등이다.

 안미숙 신창중 교장은 “특색 있는 방과후학교 운영 결과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월평균 7만원 이하로 줄고 사교육 참여율은 30%로 크게 감소됐다”고 말했다.

‘배우는 것에 그치지 말고 베풀자’

이날 오후 4시. 신창중학교 음악실에서는 30여 명의 학생들이 박상우 지도교사의 지휘에 맞춰 연습에 한창이었다. 플루트와 색소폰·팀파니·튜바 등 10여 가지의 다양한 악기로 호흡을 맞추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사뭇 진지함이 느껴졌다. 이들은 방과후학교 ‘교육기부로 1인 1악기 연주하기’의 일원으로 결성된 뿡뿡 관악부원들이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일정부분 예산(악기 구입비 등)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또한 이들 관악부원들은 지도교사의 가르침 이외에도 주 1회 인근 경찰교육원 관악대원 13명에게 무료지도를 받으며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경찰교육원 관악대원 13명의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는 이 수업은 매주 금요일 7, 8교시에 진행되고 있다.

 심희국 방과후운영부장은 “신창중 관악부는 일곱 빛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중 가장 활동 반경이 넓다”며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자신감도 얻는 것 같고 창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창중 관악부 아이들은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다시 지역 사회에 기부하는 선행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신창수요정오 음악회’ ‘창의체험 페스티벌’ ‘등향제’ 등의 공연을 경찰관악대원들과 합동으로 개최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주변 복지시설을 방문해 무료 연주회를 펼치기도 했다.

사교육비 절감 위해 노력한 ‘결실’

신창중학교가 알찬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구성하기까지는 학교 관계자들의 노력이 컸다. 안 교장은 소규모학교의 특성상 아이들이 사교육의 기회가 적다는 점을 인지하고 수준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또한 지역 인재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줌으로써 사교육비를 절감하기로 했다. 안 교장과 학교 관계자들은 지역 인재들을 찾기 위해 수소문한 끝에 지난해 초 인근의 경찰교육원을 적극 활용하기로 하고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안 교장은 “경찰교육원에는 다재 다능한 인재들이 많다”며 “음악뿐만 아니라 교과 학습까지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원들을 파견해달라고 경찰교육원 관계자들에게 요청했고 경찰교육원 측에서는 이를 수용해줘 알찬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구성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따라 경찰교육원에서는 관악대원들의 재능기부뿐만 아니라 5명의 일반 대원들을 매주 2회 신창중학교에 파견시켜 ‘3인 3색 반딧불이 공부방’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아이들의 교과 학습을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 10명의 본교 교사, 학부모·대학생 교육도우미들도 아이들의 학습신장을 책임지고 있다.

 기초·기본학습 능력이 약간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서는 ‘옹골찬 학력! 교과 심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12명의 본교 교사가 매주 화·수·목 8교시에 120명의 아이들에게 교과 핵심 내용을 지도하도록 했다. 기초학습 내용을 철저히 이해시킴으로써 학생들의 기초를 키워주자는 취지다. 그 결과 올해 3학년 교과 기초미달 학생 비율이 50% 이상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안 교장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해온 성과를 토대로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며 “앞으로도 방과후학교 운영으로 사교육비 절감과 교육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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