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파리 쫒는 듯" 오바마 추모연설 수화통역자 가짜 논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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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추도 연설 등을 수화로 통역한 수화전문가가 ‘가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약 100여명의 전·현직 국가 수장들이 모인 추모식에서 이 수화전문가는 연단 바로 옆에서 그들의 추모 연설을 수화로 통역했다.

11일 남아공 농아연맹과 케이프타운 수화교육개발 등 수화관련 단체는 그가 단지 손을 움직였을 뿐 수화를 한 것이 아니라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수화교육개발의 카라 로에닝 담당자는 “완전 사기다”라면서 “그는 아무 것도 안 했다. 말 그대로 팔을 허공에 휘두른 것 뿐이다. 손으로 파리를 쫒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로에닝은 이어 “남아공의 농아 커뮤니티가 분노했다”면서 “공인 수화전문가들은 그가 누군지 알지 못 했고, 주변에 그 누구도 그를 몰랐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저 남자가 저기서 뭘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항의 메일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로에닝은 “정말 당황스럽다. 이건 완전히 농아 커뮤니티를 무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넬슨 만델라가 농아 커뮤니티에 보내준 지원들을 무시하는 행위다”라고 덧붙이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남아공 농아연맹의 델핀 흘러그웨인 대변인도 “그는 전혀 수화를 하지 못했다. 0퍼센트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사람들이 봤다. 그들 역시 그의 수화를 못 알아 들었다”고 말했다.

추모식에서 이 수화전문가가 했던 수화는 남아공 국영방송 SABC의 화면에 잡힌 방송국 수화전문가의 손동작과는 많이 달랐다.

남아공 콜린스 샤반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문제를 조사 중”이라면서도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장례식 등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금방 결론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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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뉴시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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