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 호프 여사|서독 언론계의 중진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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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독의 최고급 주간지 「디·차이트」의 주필 「마리온·그라핀·된호프」 여사가 오는 3l일 현역에서 은퇴한다.
불편불당과 자유 투쟁의 화려한 경력으로 서독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여걸로 꼽히고 있는「된호프」 여사는 1946년 「디·차이트」에 입사한 이래 정치 부장·편집부 국장 등 중요한 자리를 맡으면서 자유주의 좌파 노선을 밟아왔었다.
26세에 경제학 박사 학위 (「스위스」「바젤」대)를 받은 그는 종전 직후 『독일인이라고 모두 「나치스」로 보지 말라』는 용감한 항의문을 당시 「함부르크」 점령 영국군 사령관에게 보냈는데 그 인연으로 「디·차이트」에 입사하게 된 것이다.
서독지성의 대표지라고 할 수 있는 「디·차이트」에서의 그의 활동은 특히 「아데나워」정부의 대미 의존 정책에 대한 호된 비판으로 유명하다.
1968년 주필에 취임한 이래 「디·차이트」의 1면을 장식하는 그의 날카로운 정치 평론은 서독의 정치·외교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1962년 자신의 체험을 엮은 『잊혀진 이름들』 이라는 저서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된호프」 여사는 독일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미 「스미드」대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고 62년), 그 동안 언론 관계로 「드렉슬」상, 「테오도르·호이스」상, 「이탈리아」의 「이자벨라·데스테」상을 받은바 있다.
올해 63세인 「된호프」 여사는 현재 독신으로 살고 있다. 은퇴는 금년 5월1일자로 하기로 돼 있었으나 당장 공백을 메울 수 없다는 주위의 만류로 지금까지 늦어졌다는 것이다.

<불 「파리·마치」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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