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의 소녀 구한 인술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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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구】빈사상태에 빠진 환자를 살려야겠다는 집념의 의사와 국경을 초월한 주한 미군 병사의 인간애가 12시간에 걸친 인술 작전 끝에 죽음직전의 한 소녀를 구출해냈다.
이 인간「드라머」의 주인공은 대구시 봉덕동1020의24 명인 소아과 의원 원장 김영명씨(35)와 미 한국지원사령부「코스캄」소속「스티븐·L·코널리」병장(22)및 「존·유츠럽」상병(23).
지난 27일 하오 10시40분쯤 시내 봉덕동 1020의15 김덕수씨(32)집 식모로 있는 김용숙양 (15)이 급성 장염에 강 출혈로 빈사상태에 빠져 김씨에 의해 이웃 명인 소아과 의원으로 옮겨졌다.
원장 김씨는 김양이 심한 빈혈 증세를 일으키고 있는 사실을 보고 혈액형을 조사한 결과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극히 드문 Rh「네거티브」O형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지혈제로 일단 응급처치를 한 뒤 밤을 새우고 이튿날인 28일 상오6시 김양을 경북 의대 부속병원으로 옮겨 대구시내 각 혈액병원으로 연락을 취하는 등 피를 구하려했으나 경북의대부속병원 마저 이 같은 귀한 피가 한 방울도 없었다.
다급한 김씨는 김양을 경북의대 부속병원 병실에 눕혀 놓고 대구 시내에 있는 미한국 지원 사령부 방송 설로 달려가 영내 방송을 통해 김양의 수혈을 호소했다.
이때 시간이 상오 11시쯤. 다행히도 영내방송을 들은 Rh「네거티브」O형의「코널리」병장과「유츠럽」상병이 하오 6시쯤 경북의대 부속병원으로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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