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4곳 중 1곳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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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매출액·영업이익이 소폭 늘었지만 순이익은 감소해 ‘실속 없는 장사’를 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 코스피 기업 572개사 중 495개사의 3분기 매출액(1368조원)과 영업이익(83조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3%, 5% 증가했다. 하지만 순이익(57조원)은 2.78% 감소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황호진 공시총괄팀장은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 증가에도 철강·석유화학·조선업종의 업황 개선이 더뎌지면서 시장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여기에 내수 부진과 원화 강세로 수익성은 더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줄어든 순이익도 일부 기업으로의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 순이익 상위 5위권인 삼성전자·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SK하이닉스의 순이익(37조4800억원)이 전체 순이익의 65%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1년 전보다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었다. 순이익 상위 20개사 중 13개사가 순이익이 줄었다. 포스코의 경우 1년 전보다 순이익이 8000억원(40%)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 초부터 9월까지 별도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적자였던 기업은 총 152개로 코스피 기업 4개사 중 1개꼴이었다. 적자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올해 처음 적자로 전환한 곳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올해 3분기 경기 회복세가 일부 기업에 한정돼 업종 전반으로 퍼지지 못한 게 실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종별 성적표를 보면 섬유의복·의약품·전기전자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화학·유통·철강 등 주요 기간산업과 서비스·유통 등 내수산업은 투자 및 소비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흑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사정은 더 나빴다.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691개사 중 621개사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77%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83%, 순이익은 8.88% 감소했다. 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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