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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외교에 역행, 체코 지식인 처벌 다시 고개든 공산권의 자유파 탄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최근 공산권 안의 반권력파에 대한 탄압이 주목을 끌고 있다. 항상 암류하던 체제파와 자유파 간의 갈등이 새삼스럽게 표출된 것은 그 「타이밍」으로 보아 미묘한 뜻을 내포하는 것 같다.
지난 22일 「발트하임」유엔 사무총장이 모스크바엘 갔을 때 약 2백50명의 유태계 시민들이 청원서를 내밀었다.
『소련 강국은 유대인의 이스라엘 귀환을 방해하고 있다. 오늘날 소련에는 민족·영토·언어상의 자결권과 역사적인 모국 이스라엘로의 귀환을 위한 유대인들의 운동이 존재하고 있는 바 당국은 행정적인 제약과 정신적인 역력으로 이를 제지하고 있다』는게 그 내용이었다.
청원사실이 정말일 것 같으면 그 같은 유대인 탄압은 「골다·메이어」이스라엘 수상에 대해 복교문제를 비밀리에 타진했다는 풍설이나, 「아랍」에 대해 중동의 현상동결을 묵시적으로 강요하는 「크렘린」의 공식정책과는 상당한 모순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은 닉슨의 모스크바 방문전야에도 첨예하게 노출된바있다. 닉슨이 도착하기 며칠전 소련 당국은 이른바 자유파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한 반권력파들을 모스크바 교외로 소개를 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아이러니컬한 풍경을 「빅토르·조저」란 평론가는 『세계의 양대 보수세력의 악수』라는 한마디로 함축했다.
닉슨이 다녀간 직후엔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에서 카톨릭 교도들이 신앙과 자결권을 요구하다가 한 청년이 분신 자살한 사태가 뒤따랐다. 비슷한 사례가 요즘 체코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21일 두브체크 노선에 찬성하던 지식인들 4명이 최고 6년 징역을 받았다. 역사가 「얀·테사르」와 학생 「이리·뭴러」, 사회학자 「후돌프·바테크」, 기술자 「야로미르·키루」등이 그들 「체테카」통신의 발표문은 그들이 반정부 전단을 『준비하고 복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피고인들은 『국가의 국제적인 이익』에 반대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국제적인 이익』건과 관련해 볼 때 「두브체크」파는 원래 대서방 평화노선을 주장했었다. 과거 권력파는 이를 반역시한 건 물론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권력파도 자유파가 일찍이 제시한 서방과의 교류의 폭을 넓히는 판이다. 그러면서도 계속 『국제적인 이익 운운』하며 자유파를 누른다는 것은 더욱 「아이러니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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