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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자유화 조치와 소비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쌀값이 자유화되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
이번 조치로 앞으로의 쌀 시장은 완전히 상인 손에 놀아나게 됐다.
즉 정부미가 한 가마(80㎏)에 9천8백원씩(호남지방은 9천5백원)무제한 방출됨에도 불구하고 질이 좋은 정부미는 모두 일반미로 둔갑, 비싸게 팔릴 것으로 보이며 일반미 중에서도 질이 나쁘거나 변질 우려가 있는 정부미 등은 계속 싼값으로 거래될 전망이다.
따라서 소비자는 정부미와 일반미를 구분할 수 없게 됐으며 미질을 모르고 쌀을 구입하면 상인의 농간에 놀아날 우려가 크다.
-정부미 방출가격은 현재 선에서 고정되는 것인가?
정부미 방출가격은 싯가에 따라 변동시킨다는 것이 올해 쌀값 정책의 기본원칙이다.
이번 쌀 유통 자유화 조치는 정부미 공급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취해지는 것이므로 쌀의 시장 출회량이 늘어나 당분간은 현재의 일반미 시세(소매평균 1만1천5백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정부미 방출가격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호남지방에 대한 정부미 방출가격은 기타 지방에 비해 가마당 3백원이 싸기 때문에 현재 호남지방에서 일부 방출되고 있는 변색 우려 정부미가 모두 소화되면 값이 오를 전망이다.
-쌀이 남아 돈다는데 내년부터 외미 도입은 줄어드는가?
본관창고 시설 미비 등으로 장기 비축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자국 4천여 정부관리 양곡 보관창고 가운데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방열 내지 저온시설이 구비된 창고는 불과 25개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일시적 보관밖에 할 수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창고는 인위적으로 통풍을 시켜 창고 안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요즘의 정부미 변질소동은 기준 수분이 초과되는 쌀을 보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통풍관리 등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미질을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없는가? 특히 외미와의 차잇점은?
미곡은 크게 나누어 국산미와 외미, 그리고 국산미는 경기미·호남미, 외미는 「캘리포니아」쌀(칼로수)·남부 쌀로 구분되고있다.
국산미 중 경기미와 호남미의 구별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외미와의 비교는 쌀을 눈 여겨 보면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외미는, 모두 정부미이며 국산미에 비해 긴 것이 특색이다. 「캘리퍼니아」쌀은 미질이 경기미와 비슷하며 굵고 긴데 비해 남부 쌀은 가늘면서 긴 편이다.
따라서 「캘리포니아」쌀은 싸전에서 경기미로 속여 파는 경우가 많다. <김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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