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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염|발생과 예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 10일 국립보건원은 부산과 정읍에서 채집한 모기가 뇌염「바이러스」를 옮기는「큘렉스」모기였다고 밝히고 작년보다 1주일 앞당겨 뇌염모기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금년에는 뇌염이 크게 번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을 당부했다.
매년 6월께 발생, 7월과 8월에 맹위를 떨치다가 찬바람이 이는 10월에 가서야 수그러지는 뇌염은 30∼50%의 높은 치명율과 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때문에 예방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뇌염「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기는 것은 「큘렉스」모기. 이 모기는 일반 모기보다 몸집이 작고 수평으로 앉으며 주둥이에 흰테가 있다. 낮에는 논·밭·풀 속이나 시궁창 등지에서 쉬다가 밤이 되면 맹렬히 활동을 시작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뇌염모기의 가장 왕성한 활동시기는 밤 8시부터 10시 사이. 주로 14세 이하의 아동들을 공격한다. 특히 영양상태가 좋지 않거나 피로에 지친 아동들은 뇌염모기가 노리는 표적이다. 인체에 침입한 뇌염「바이러스」는 혈류를 따라 전신으로 퍼지는데 신체조직 중 특히 뇌실질이나 신경세포에서 급속히 증식하여 염증을 일으키므로 그 증상이 치명적이다.
높은 열과 심한 구토로 환자는 곧 허탈상태에 빠지며 짧은 시간 안에 의식이 흐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신경련, 사지마비 등 여러 가지 신경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는 생명을 잃게되고 혹 치료가 되더라도 사지마비·언어장애·지능장애·자세이상·건망증 등 후유증이 심한 경우가 흔하다.
뇌염은 이처럼 무서운 전염병이지만 그 전염경로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므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예방이 가능하다.
예방에 있어서 가강 중요한 것은 주위환경의 청결이다. 물이 괸 웅덩이나 시궁창은 모기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므로 이런 데를 깨끗이 소독하면 모기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뇌염은 「콜레라」같은 전염병처럼 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므로 개인적으로 주위를 청결히 해봤자 별로 효과가 없다. 온 마을이나 시민이 협력해서 자기 집 주위는 책임지고 소독해야만 뇌염예방이 가능하다.
종전에는 농촌에서 모기가 많이 발생했으나 강력한 농약의 사용 탓인지 최근에는 농촌보다는 오히려 도시 변두리 지역에서 더 많은 모기가 발생하고 있어 철저한 소독과 적극적인 계몽이 아쉽다.
모기박멸과 같은 적극적인 예방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소극적인 예방책이다.
뇌염모기가 왕성하는 밤 8시부터 10시 사이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 약을 뿌리거나 모기장을 치는 것이 현명하다.
또 어린이가 피로하지 않도록 주의함은 물론 일반위생과 영양상태의 개선에 유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뇌염「백신」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론이 많지만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맞아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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