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출판계 3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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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구조주의평론의 백미 「바르트」 『신화』발간>
구조주의평론에 대한 반응이 일본같은 비「유럽」문화권보다도 느린 영국과 미국에서 「롤랑·바르트」가 15년 전에 쓴 『신화』가 최근 발간되었다. 「선데이·타임스」는 『신화』를 「마셜·맥루헌」의 제일 재미있는 책 『기계의 신부』에 비교할 만하다고 높이 평가하는가 하면 「뉴요크·리뷰·오브·북스」는 18일자 서평에서 가장 신나는 구조주의평론가의 연구논문이라고 평하고있다.
영·미에서 「포프」라고 부르는 「프티·부르좌」문화비판에 날카로운 솜씨를 보이는 「바르트」는 『「가르보의 얼굴」이 인간의 「플라토닉」한 사상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그녀의 얼굴을 거의 「섹스」만으로는 정의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관찰한다. 그는 또한 『「레슬링」선수는 제신』이라는 명제를 제시하고 『그들은 몇 분간이나마 선과 악을 구별하는 순수한 「제스처」로 자연을 열어놓고 눈으로 분별이 가는 정의의 형태를 밝혀 놓는다』고 푼다. 「수잔·손타그」는 「바르트」를 가리켜 지난 15년 동안 가장 유용했던 평론가라고 말했다.

<「코제키」, 「엘리어트」사상 두둔>
시로는 여전히 「피카소」 「스트라빈스키」와 맞먹는 대가대접을 받고 있지만 사회 비평가로서는 반 자유, 반 유태사상으로 악명이 높던 「T·S·엘리어트」를 변명하는 「로저트·코제키」의 책이 주목을 받고있다. 『「T·S·엘리어트」의 사회 비평』이라는 제목으로 「코제키」는 「엘리어트」의 평판이 실제 기록보다 나쁜 편이라고 지금까지 발표되지 않았던 그의 『클레리시」의 위치와 기능』을 싣는 한편 「엘리어트」의 반유태주의 왕정비호도 그의 시와 마찬가지로 결국 「현대적 전통」의 핵심에 가까운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어·비달」, 정치풍자 소설에 새 면모>
「아이크」 「케네디」대통령을 날카롭게 풍자해온 미국 소설계의 교골 「고어·비달」의 『「리처드·닉슨」과 저녁을 함께』는 절찬을 받는 가운데 정치풍자소설의 「장르」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고어·비달」은 현대인이 「콘라드·로렌츠」의 『공격본능연구와 「레비-스트로스」를 탐독하는 것은 인도주의를 간판으로 내건 정치의 실제에 절망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정치인의 「에고」라는 풍선을 예리한 바늘로 구멍을 내는 「위트」를 현대소설의 주무기로 부활시키고 있다. 「필립·로즈」의 「닉슨」을 주제로 한 소설 『우리들의 깡패』도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비달」의 풍자는 이미 「닉슨」의 소련방문에 앞서 16개국에서 번역되고있는 공전의 인기인데 「케네디」 「아이젠하워」「조지·워싱턴」과의 비교에서 「닉슨」에게 평점을 매기는 구성의 재미 탓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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