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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옥린 「새차원의 미·소 관계」|닉슨 방솔로 다루어질 문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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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모스크바」정상회담에 임하는 미·소 수뇌진의 태도로 미루어보면「닉슨」태통령이 말하는『새로운 차원의 미·소 관계』의 역사적인 막은 오르고 있다. <워싱턴=김영희특파원>
특히 「닉슨」 도착 직전에 「브레즈네프」가 「크렘린」의 강경파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당 제1서기, 「셀레스트」를 한직인 부수상으로 「격하」 시킨 조치는 「브레즈네프」가 밖으로는 월맹, 안으로는「그레치코」 국방상, 「셀레스트」등 강경파들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미·소간의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단호한 결단으로 해석되어 정상회담 전야의 분위기는 「루스벨트」·「스탈린」간의 밀월시대를 능가하는 것 같은 인상까지 준다.

<도착 전 셀레스트 제거>
일부 전문가들은 「셀레스트」를 제거한 「브레즈네프」조치를 「닉슨」의 북경 방문을 앞두고 임표를 제거한 주은래의 정치적 승리에 비유했다.
그러나 최상의 분위기가 반드시 최대의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전략무기제한회담 (SALT), 통상문제, 월남전, 가주안보회의, 중동문제등이 주요 의제로 오르는데 그중에서도 SALT와 통상문제는 정상회담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문제들이다.
우선 전략무기제한회담의 경우를 보면 「닉슨」 의「모스크바」향발 직전에 일단 종결된 지난 3년간의 협상결과 미국과 소련은 ⓛ「미사일」 요격망 (ABM) 보유를 각각 1백50내지 2백으로 제한하고 ②장거리「미사일」 (ICBM) 보유를 미국 1천54, 소련 1천5백으로 추정된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③협정의 위반여부를 감시하는 상대방의 정찰위성을 방해하지 않는다는데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제1단계 협정은 전략무기의 양적인 제한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앞으로 제2단계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는 전략무기를 질적으로 강화하는 새로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척에 10억「달러」가 되는 미국의 해저 장거리 「미사일」 망 (ULMS) 건조 계획이 거론되고 있다.

<소와는 바터무역 불가피>
무역협정의 경우도 협정체결 자체가 미·소 무역의 황금기 도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상무장관 「모리스·스탠즈」는 미·소 무역이 1970년대 중반까지는 50억 「달러」로 폭발적인 증가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소련 「루블」화의 불태환성 때문에 소련과의 무역은「바터」무역이 불가피하다. 소련은 미국의 식량과 소비재를 구매할 미국의 상업차관을 바라고 있다.
소련은 「시배리아」의 석유개발을 위한 미국의 자본과 기술도 바라고있다. 「시베리아」의 천연 「개스」가 만약 개발된다면 미국시장에 수출할 훌륭한 잠재 수출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은 시간을 요하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미국관리들은 소련과 무역협정이 타결된 후에라도 연간 무역증가액은 약2억 「달러」를 초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상호무역량은 2억「달러」에 머물렀었다.
통상분야의 토의대상은 ①소련이 미국에 빗지고 있는 8억「달러」의 2차 대전중 무기 구입대금 ②수출입 은행 차관 문제 ③소련상품에 대한 최혜국대우 ④12억「달러」규모의「카마」강 「트러」 「플랜트」수출 ⑤ 「시베리아」 석유개발 등이다.
그러나 「닉슨」 대통령이 무엇보다도 실현시키고자하는 것은 수출입은행 차관을 통한 미국 소맥을 연간 2억「달러」 어치정도 수출하는 것이다.
그가 「스탠즈」전 상무장관과 「박스」 농무장관을 지난해 11월과 지난4월에 소련에 보냈던 것도 이를 위한 것이었다. 「닉슨」은 중서부농민들에게 인기가 없다.
국제정세에서는 월남 사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키신저」도 말했다. 그러나 미·소 관계는 이미 월남문제에 관해서는 「키신저」· 「브레즈네프」합의를 확인하는 선에서 현 위기의 해소를 위한 신중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중동문제에서는 미국이 소련에 개입도를 줄일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련의 중동정책은 중공 고립을 목표로 하는 태평양 전략과 직결되어 있어 소련은 국제경쟁준칙을 구실로 미국 요구를 거절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개입 줄일 것도 요구>
「그레치코」 국방상의 중동순방도 미국의 요구를 예상, 선수를 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소련측에 가장 관심 있는 국제문제는 「유럽」안보회의 소집이다. 소련은 독·소조약 체결로 서독에 의한 현 국경의 승인이라는 숙원을 달성했다.
소련은 이것을 다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회원국 전체에 의한 숭인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소련의 의도가 결국에는 「유럽」 전체에서의 「팍스· 소비에티카」 (소련에 의한, 소련을 위한 평화)를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따라서 미국은 「나토」 동맹간의 의견통일, 「나토」-「바르샤바」조약간의 상호군축 전망이 확실치 않는 한 「유럽」안보회의 소집 제의에 구체적 언질을 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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