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만에 공식 행사 참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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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날 21일 왼쪽 늑골을 닫혔던 박정희 대통령은 시민 회관에서 열린 5·16 기념 행사에 참석, 26일만에 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즐겨 입는 회색 「싱글」 차림의 박 대통령은 흰 저고리에 남색 갑사 치마를 입은 육 여사와 함께 식장에 들어서 만장의 박수를 받았고 5·16 민족상 수상자에게 일일이 상장과「트로피」를 주었다.
그 동안 청와대 안에서 평상시와 같이 집무를 해 온 박 대통령은 국군 통합 병원 분원에 가끔 들러 치료를 받아 왔으며 약 열흘 전에는 고속도로 「드라이브」도 한일이 있었다고.
장기 외유에서 돌아와 조용히 지내던 길재호 전 공화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연말 모처럼 정부·여당 간부들과 어울려 눈을 끌었다.
길씨는 토요일 하오 공화당의 백남억 당의장·김진만 재정위원장·청와대의 박종규 경호실장·홍종철 사정 담당 특별 보좌관 그리고 서연귀씨와 서울「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친 뒤 D한식집에서 김종필 총리와 이「멤버」들이 합석해 저녁을 함께 하며 밤늦도록 환담했다는 것.
이 모임에선 정치적 얘기는 별로 없었고 길 씨를 환영하여 서로 친목을 도모하는데 뜻이 있었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국회의장실과 공화당 간부간의 묘한 기류로 실현되지 못했던 백두진 국회의장과 백남억 당의장간의 회담이 15일 낮 「로열·호텔」에서 이루어졌다.
그 동안 만나기를 꺼렸던 백 당의장 쪽에서 만나자 고해서 이루어진 이 회담은 장경순 부의장과 현오봉 총무도 동석, 오찬을 들며 약 2시간 동안 국회 운영 문제를 주고받았다.
백두진 의장이 『지금 국회가 열려 있으니 공화당 의원들은 출석해야할 것이 아닌가』고 말했고, 장부 의장은 『이번 임시 국회를 여·야 합의로 조기 폐회하는 단기 국회로 하든지 상임위를 열든지 간에 정상화해야 할 것이 아닌가』고 촉구 한데 대해 백 당의장은 『연구해 보겠다』라고만 말했다고.
신민당 의원들은 공개 의원 총회를 하고 있지만 허공을 향한 외침이 짜증스러운 듯.
이틀째인 15일 회의에서 강근호 의원은 『야당 당수의 영수 회담 제의를 공화당의 일개 부총무가 묵살하고 있는데도 우리 총무단에선 방관만 하고 있느냐』고 말을 꺼내자 김수한 의원도 『국무위원 출석 요구서는 지금 어디가 있느냐』고 덩달아 추궁한 것.
사회 보던 한건수 부총무는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가볍게 넘기려 했으나 박병배 의원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지 경과 보고도 하지 않고…지금 우리가 장난하고 있는 거냐』고 다그치자 화가 난 한 부총무는 『총무단만이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옥타브」를 높였다가 김수한 의원으로부터 『소리는 왜 질러』라는 면박을 당하기도.
신도환 의원은 『총무단이 보다 실효 있는 새 계획을 짜든지 중지를 모아야 할 것 아니냐』고 하고 김한수 의원이 『책임 추궁 같은 비공개 회의서 해야 잖느냐』고해서 빗나간 토론은 끝이 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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