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공무원의 「푸른1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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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충북 중원군 산림 계장 박대규씨(42·충주시 성남동93) 는 10년 동안 도내 4개 군내의 헐벗은 산2백50정보를 사들여 소나무·낙엽송·밤나무·감나무 등 갖가지 나무50여만 그루를 심고 땀흘려 가꾼 보람으로 오는75년부터 연간 4백 만원의 순수익을 기대하게됐다.
박씨가 나무심기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충북대 임업과를 나와 60년6월 산림직 지방행정 5급 공무원으로 단양군 산림계에 보직을 받은 때부터였다.
대학 전공과목을 살릴 때가 왔다고 믿은 박씨는 가족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부모가 물려준 논 6천평(30마지기) 을 팔아 60만원을 만들었다.
이 돈으로 63년 군내 어상천면 연곡리, 영춘면의 풍리 뒷산 35정보를 22만원에 사 낙엽송 3만 그루, 잣나무2만 그루를 심었다.
65년 괴산군으로 전보되자 연풍면 적석리 뒷산20정보도 사들여 낙엽송5만 그루를 심었다.
그후 67∼69년 사이 중원군·제천군·중원군에 전출되면서 박씨는 가는 곳마다 사들인 산1백50정보에 낙엽송 24만 그루와 대추·호도·잣·사과나무등 유실수(유실수) 1만5천 그루를 심었다.
이같이 박씨가 자기재산으로 조림사업을 벌이는 동안 산림직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숱한 오해와 모략을 받았다.
산을 살 때마다 투서가 뒤따른 것이 예사였고 공무원이기 때문에 오해를 덜기 위해 매년 조림 매 면 보통사람들이 나무를 심는 것보다 20일쯤 뒤늦게 식수해야하는 고충도 겪었다.
현 시가로도 1천 만원이 넘는 재산가가 된 그는 『이제 돈을 번다는 것보다 나무를 키우는 재미가 더 있다』며 동료들에게 『배반당하지 않는 사업으로 조림을 권하고있다. <충주=김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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