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핵금 조약에의 접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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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소 양국은 28일「헬싱키」에서 제7단계 전략핵무기제한회담(SALT)을 속개한다.
제7단계 SALT회담은 60년대 초이래 부분핵실험금지조약, 핵확산금지조약, 대기권 및 해저평화 이용협정 등 미·소 협조 속에 군축을 지향해 온 양국이 이미 포화상태를 이룬 핵무기를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방향으로 전진을 하게될 것 인지의 여부를 판가름할 뿐 아니라, 오는 5월22일로 예정된「닉슨」미대통령의 소련방문에 따른 일련의 미·소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지막 실무적인 타결을 짓기 위한 회담이라는 데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이다. 「닉슨」대통령의 중공방문으로 미·소 정상회담이 다소 빛을 잃은 듯 싶지만, 이 두 초강대국의 협조체제가 양국뿐 아니라 세계평화의 앞날을 좌우한다는 데서 「닉슨」대통령의 소련방문은 국제정치상 힘의 균형관계의 재조정이라는 입장에서 중공방문이상의 주요 성을 지녔다고 볼 수도 있다.
미·소 양국은 선제 핵 공격을 받고서도 상대방국가를 거의 괴멸시킨 수 있을 정도의 보복공격력을 지니고 있는 현시점에서, 핵 군비경쟁의 계속에 소요되는 방대한 자원을 보다 유익하게 전용해야 할 국내 정치적 필요에서 공통의 이해를 지니고 있으며 핵확산금지조약의 체결로 여타국가들의 핵무기도입·제조·저장을 금했던 만큼 자신의 핵무장을 어느 정도 억제하지 않고서는 그 명분을 살리기 힘들 처지에 놓여있는 것이다. 「닉슨」대통령의 중공방문에 대한 소련의 은연중 반발, 인도·「파키스탄」전쟁 때 소련의 대인지원, 서독의회의 대소·대파 불침조약의 인준지연 등이 「닉슨」의 소련방문을 취소케 할 우려마저 자아냈으나 양국은 정상회담이 가져올 제나름의 이익을 계산하여 유산이 우려됐던 「닉슨」의 소련방문을 일단 확정했던 것이다. 「닉슨」대통령은 8·15경제조치에 의한 경기 회복 책과 「달러」방위, 월남철군의 추진, 중공방문 등 일련의 경제외교업적으로 11월의 선거에 임하는 마당에서 SALT회담의 성공으로 대소외교의 성공도 정치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으며 SALT협정의 조인을 「모스크바」방문의 주요과제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소련의 「브레즈네프」당 서기장도 지난 20일 미·중공의 뒷거래에 대한 의혹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으나 세계평화를 위해서 뿐 아니라 미·소 양국 국민의 상호이익을 위해 양국이 서로 유익한 협정을 통해 관계개선을 해야할 필요성을 강조, SALT회담의 앞날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뜻을 비쳤었다. 미·소 양국은 6단계의 SALT회담에서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 부문도 있지만 제7단계회담에서 타협을 봐야 할 이견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양국은 방어용 요격「미사일」의 수적제한에는 원칙적인 합의를 보고있지만 소련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지상기지공격용 대륙간탄도탄문제와 「미사일」발사용 핵 잠수함건조문제 등에 있어서는 쉽사리 이견을 좁힐 수 없는 난제를 안고 있다.
후자의 난제에 관한 한, 제7단계회담에서 「닉슨」의 「모스크바」방문 전에 합의가 이뤄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레어드」미 국방장관이 미국으로서는 잠수함발사용「미사일」을 통제하기 위한 합의에 이르지 않고서 기타 핵무기제한 협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양자를 「링크」시킨 점에서 요격「미사일」 제한도 낙관만 할 수는 없다. 특히 제5의 핵 무 장국으로 등장한 중공이 계속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극히 제한된 부문의 합의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세계평화애호국민들의 안타까움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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