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능률화에의 발돋움|교련 체질 개선의 주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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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한교련은 의결 기구 (대의원회)와 집행 기구 (이사회)의 축소, 학교 급별을 초월한 조직체계의 일원화, 재정의 자립화 등을 통한 체질 개선 작업을 단행했다. 지난 1월12일 제29회 대의원회의 결의문, 사회의 여론, 그리고 회원의 여망을 힘입어 이 개혁 작업을 단행했다고 박동묘 회장은 22일 기자 회견을 통해 밝혔다.
조직·운영·재정 면에 걸친 개선의 내용을 보면 첫째 조직면에서 ①)학교급별 3원제 조직을 폐지하고 일원화하여 교련-시·도-시·군 교육회의 단일 체계를 확립한다. ②순수한 연구 단체 이외의 전문별 교직 단체 가입을 불허한다. ③학교급별 교육회 재산은 4월22일까지 서울은 교련에, 지방은 해당 교육회에 귀속시킨다. 둘째 운영 면에서 ①초·중·대 3대 2대 1의 비례 대표제에 의한 4백50명의 대의원을 전체 대표제에 의해 시·군 각 1명, 서울·부산의 1구 1명씩 1백85명으로 한다. ②이사를 현 68명에서 38명으로 한다. ③회장·부회장·사무총장은 진퇴를 같이한다. ④상무 이사회를 없애고 이사회는 초·중·대 같은 비율로 구성한다.
세째 재정면에서 ①세입을 최대한 증대한다. ②비생산적 지출을 억제하고 종합 교육 센터·사업 미수금 등 2억의 부채 요인을 정리한다는 것 등이다.
지난 9일 전국 시·도 교육 회장 및 사무국장 회의에 제출했던 이 개혁안은 대의원들의 서면 결의를 통해 22일 확정되었다.
이러한 개혁을 통해 박동묘 회장은 교련을 ①생산적·총화적이며 회원으로부터 신망받는 조직체로 ②국가 안보 우선의 새 가치관과 새교 사상 운동의 선구로 ③지역 사회 개발의 선도적 역할 담당자로 ④대화를 통한 실리 추구의 회원 조직으로 ⑤재정의 안정을 통한 실질적 자율 단체로 끌고 가겠다고 했다.
사실 금년으로 창설 25주년을 맞는 대한교련은 그 동안 13만 회원의 방대한 힘과 4반세기의 역사를 가진 중간 집단으로서의 영향력 행사에서 많은 실망을 자아내어 왔다.
이러한 단체가 능률적으로 체제를 정비하고 효율적 활동을 벌이겠다는 이번 교련 개혁은 그 동안 관계자들에 의해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다. 그러면서도 막상 이번 단행된 개혁은 교련 주변에서 착잡한 반응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여운이 오래갈수록 개혁 작업을 통한 교련의 진통은 클 것이라는게 관측자들의 평가이다.
이러한 반응의 요인은 주로 이번 개혁 작업이 자발적인 내생적 힘이 아니고 강요에 의한 외생적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혹과 지난 25년간 정립되어온 교련의 존재의의를 어떻게 전제했는가? 등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고 있다.
첫째 문젯점에 대해서 박동묘 회장은 『모든 책임은 회장이 지고, 개인적 소신에 따라 단행했다』고 못박았다. 교련은 회원들에게 눈에 보이는 실질적 이익을 줄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하며, 낭비적인 기구의 정리는 당연한 명제였다는 것이다.
둘째는 교련의 존재의의 내지 활동의 종극적 목표에 관한 문제다. 교련이 후생 단체나 친목 단체인가? 혹은 친육이나 후생을 통해 개인의 힘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회원의 권익옹호를 단체의 힘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느냐? 하는 점이다.
이 문제를 대한교련 정관 2조는 『회원 상호간의 강력한 단결을 통하여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과 교권의 옹호 확대를 도모하여, 아울러 교직의 전문성 확립을 기함으로써 청소년의 복지 증진과 한국 민주 교육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교련의 근본 성격은 교원의 권익옹호와 교육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전문직 종사자의 단체이다.
이러한 존재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방향에서만이 정예화하고 능률화하겠다는 이번 개혁 작업은 평가되어야 하며 앞으로의 사무국 운영도 결국은 교육의 발전·교원의 권익옹호를 위한 활동의 방향으로 집약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권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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