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속버스에 권총강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황간=김한무기자】6일 하오 7시40분쯤 충북 영동군 황간면 마산리 앞 경부고속도로에서 「그레이하운드」소속 경기영6-1348호 고속「버스」(운전사 김정득·51) 2층 오른쪽 뒷좌석에 앉아 있던 휴가병 이형종(25·황간면 우천리)이 45구경 권총을 꺼내 운전사 김씨와 안내원 조혜란양(20)을 때리고 승객들을 위협, 승객들로부터 4차례에 걸쳐 현금 1만5천3백원과 팔목시계 6개 등(싯가4만6천원)을 뺏고 승객들과 격투 끝에 붙잡혔다.
이 「버스」는 이날 하오 6시30분 대구를 떠나 대전으로 가고 있었는데 승객은 모두 15명 뿐이었다. 범인은 운전사 김씨와 안내원 조양을 때려 상처를 입혔고 오른쪽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최정길씨(29·대전시 판암동631)가 격투도중 범인이 휘두른 권총자루에 맞아 이마에 상처를 입었으나 다른 승객들의 피해는 없었다.
범인 이는 이날 하오 7시30분쯤 김천 다음 정류장인 금릉군 봉산면정류소에서 술에 취한 채 혼자 탄 뒤 2층 오른쪽 맨 뒤에 앉아 있다가 추풍령을 넘어 황간면 마산리 앞길에 이르렀을 때 차를 세우라고 고함치며 2층에서 뛰어내려와 안내원 조양이 『자리에 가 있으라』고 말리자 갑자기 45구경 권총을 꺼내들고 『여자 때문에 몸 망친 놈이다. 여자라면 모두 죽인다』고 위협, 권총자루로 조양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범인은 이어 권총자루로 오른쪽 앞 유리창을 깨고 「백미러」「클락슨」 등을 부순 다음 운전자 김씨에게 『허튼 수작하면 죽인다』면서 오른쪽 뒷주머니에서 탄창을 꺼내 끼고 다시 조양의 배를 발길질하며 『탄알 9발이 들었다. 손님들로부터 돈을 거둬오라』고 위협, 조양이 처음 1천5백원을 거둬오자 『이것도 돈이냐』면서 다시 거둬오라고 호통, 4차례에 걸쳐 현금1만5천3백원과 시계 6개를 거둬주자 차의 속도를 줄이는 운전사에게 시비를 걸었다.
이때 등을 돌리고 있는 범인을 향해 오른쪽 맨 앞자리에 앉았던 숭객 최씨가 뒤에서 이를 덮치고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았던 김의웅씨(32·경북 칠곡군 배산면 보순동)가 거의 동시에 덮쳐 안내양 좌석 옆에서 깔고 깔리는 격투가 벌어진 끝에 권총을 뺏고 범인을 때려뉘었다. 이때가 하오 8시10분쯤. 「버스」에서 보내는 비상신호를 받고 달려오던 고속도로 순찰대와 마주친 곳이 옥천 「인터체인지」근처에서였고 여기서부터 순찰대의 경계를 받으며 옥천경찰서로 인계됐는데 권총에는 실탄이 한 발도 없었다.
경찰은 이를 군수사기관에 넘겼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