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교권 운동 급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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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미국에서 교권 운동의 양상이 급진화 하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공립 학교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고용 계약이나 근무 조건의 개선을 위한 「스트라이크」, 항의 「데모」들이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으며 고용 계약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10년전만 해도 교수들이 자기들의 조직체를 선택할 수 없었고 교직 단체가 교원의 봉급이나 근무 조건에 관해 교수와 타협할 권리가 없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61년12월 연방 교수 연맹 (UFT)은 「뉴요크」시 교사들을 위한 유일의 집단 계약 기관으로 선정되어 이것이 각주에 번지기 시작하여 교사들의 교권 투쟁이 합법화되고 각급 학교 교사들의 교직 단체 가입을 촉진하는 결과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전 미 교육회 (NEA)와 노동 조합의 산하 단체인 미국 교사 연맹 (AFT)이 주요한 전국적 조직의 교직 단체로서 교사들의 근무 조건에 관한 집단 계약 기관은 이 가운데 하나와 유대를 갖는다. 60년에 5만 회원을 가졌던 AFT는 현재 25만의 회원으로 늘어났으며 NEA는 1백10만 회원을 가진 단체다. 이들은 미국의 초·중등 교원의 약 반수를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이들 교직 단체가 회세 확장에 가장 주력하는 곳은 대학이다. 최근 미국의 대학 교수들은 얼마 전까지도 초·중등 교원들이 공식적 단체 투쟁이 없이 벌여오던 산발적 교권 투쟁을 하고 있다.
이들 대학 교수들의 교권 운동은 NEA나 AFT와 유대를 갖기도 하지만 전혀 개별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며 이들 단체는 각기 2만5천 정도의 대학 교수를 회원으로 갖고 있는 정도다.
사립학교·종교 계통의 학교 등과 함께 대학은 미국의 교직 단체들이 침투하려는 목표가 되고 있다. 대학으로서도 지금까지 미지근하던 교권 운동이 구체적으로 행동화하자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이 변해 가는 교권 운동의 배경과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미국 사회는 몇 가지 진단을 내리고 있다.
ⓛ교직 단체의 연맹화는 교권 운동을 올바르게 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지금까지 자신을 위한 투쟁 단체를 갖지 못한 교사들에게 이러한 단체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②교사들의 이러한 교직 단체권은 NEA나 AFT의 성격 및 행동 양식을 동질화시켰다. 10년 전만 해도 NEA는 협상이나 연맹이란 용어를 쓰는 것까지도 꺼려왔다. 이러한 사정은 달라졌으며 9만명의 회원을 가진 교원 협의회가 교권 운동을 벌이기 시작하면 더욱 가속될 것이다.
③교사들의 노동 조합 운동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직접적 이익을 쟁취하는 단체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④교수의 「이미지」가 바뀌었다. 10년 전까지도 동경의 대상이었던 교수가 이제는 자신들의 근무 조건이나 보상에 대해 강력한 주장을 내세우게 되었다.
⑤처음 시작한 「뉴요크」에서의 적극적 교권 투쟁에서 그들은 다대한 수확을 거두었다. 연봉 4천8백 「달러」를 8천5백∼9천5백 「달러」로 끌어올렸고 학급당 학생 수 43∼46명을 34명으로 제한했다.
「뉴요크」에서 교사들은 점심시간을 포기하고 『교수는 먹을 권리를 요구한다』는 「피킷」을 들고 음식점을 돌아다니는 등의 투쟁을 했었다.

<「뉴요크·타임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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