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학사 돼야 잘사나"|미국학생들, 대학교육에 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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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3백여년 동안 대학은 미국에서도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학생들은 정해준 목표에 순응하면서 학업에 열중해온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학생들은 벌써 이런 수동적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무엇을 배우고 있으며 학사학위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얻을만한 가치가있는지에 대해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 과연 학사가 되면 얼마나 더 잘살 수 있는 지가 의심스러운 것이다.
약 10여년 전「하버드」견에서는 대학 교육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일련의「세미나」를 가졌다. 당시의 연구보고서는 학사학위가 그 사람의 일생수입에 10만∼25만 달러 이상의 추가수임을 보장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급격히 변화하고있다고 전「오하이오」대 총장「버논·일던」박사는 지적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는 학사학위가 젊은이들이 기대하는 것만큼의 경제적 보상을 가져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견학 교육에 관한「카네기」재단의 한 연구 보고서는『투자로서의 대학교육은 수지가 맞지 않는 것으로 학사학위를 위해 그 많은 돈을 들이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확실한 결론에 도달했다』그 발표했다. 동보고서는 대학졸업생이 입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어떤 장점을 갖는다는 것은 시인하면서도 이것은 경제적 혜택이 아니라 생활양식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학사학위의 가치와 학사학위를 얻기 위해 4년이란 긴 세월을 보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최근 미국에서는 가장 핵심적인 교육문제로 되고있다.
청년 남녀의 대학 진학률은 2차 대전 직후 적령 인구의 15%에서 현재 역50%로 증가했으며, 점점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입학을 취직보증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학사학위는 공무원이나 사원으로 취직하는데「매스포트」의 역할을 해왔다. 물론 대학은 추천장발행을 전매 특허나 얻은 것처럼 하여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융통성 없는 교육과정이나 그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강의에 반발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학들에서 1년 중퇴자 수가 점점 늘어 나는 것은 수요자(학생)의 기대와 공급자(대학당국)의제공간에 얼마나 거리가 벌어지고 있나를 반증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문제삼아야, 할 것은 아직도 미국의, 대학들이 각자의 학생집단을 거느린 학자의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중세식 대학 관이라고「앨던」박사는 말했다.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이나 일반 납세자들의 무거워져 가는 경비부담은 다른 무엇보다도 대학교육에서 괄목 할 변화를 가져왔다.
이것은 또한 오늘날의 대학생들이 그들이 학사학위를 얻는데 들이는 시간이니 돈의 중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자 더욱 심각히 반성되고 있다. 어쨌든 오늘날의 기존 대학이 오랜 역사 속에서 지식이나 정신도야 보다는 직업 준비에 더욱 공헌 해온 것 또한 사실이라고「앨던」박사는 지적했다. <뉴요크·타임스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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