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집안사정 업은 억지전쟁 인·「파」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파국으로만 치닫던 인도·「파키스탄」의 충돌은 3일 전면전쟁으로 돌입했다. 인도로 밀어닥친 1천만 난민문제, 「방글라데시」의 「게릴라」전에 대한 인도의 지원을 싸고 서로 명분을 찾는 양국의 대결은 전통적인 적대감정과 각기 복잡한 내정문제까지 뒤얽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한편「유엔」에서는 인·「파」양국에 관련된 강대국들의 역관계로 하여 「무조건 휴전과 양군철수」를 내용으로 하는 미국 안에 이례적으로 중공이 동조한데 대해 소련은 이를 반대,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씨 찬11·반2·기권2로 가결된 미국안도 무위로 돌아갔다. 이러한 상황으로 보아 인·「파」전에 대한 「유엔」의 중재도 쉽지 않은 전망이다. 양국이 전쟁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려드는 진위와 양국 국내사정이 어떤 것인지 양국의 입장을 살펴본다

<인도>
『인도로서는 전쟁이 최악이 아니다』고 「인디라·간디」수상은 지난11월 미국을 비롯 서방6개국을 방문하며 여러 차례 말했다. 이는 인도가 「파키스탄」과의 전쟁을 치러야만 해결할 수 있는 심각한 국내문제가 있다는 것을 비친 말이었다.
『동 「파키스탄」 에서 유입한 1천만에 이르는 난민으로 인도는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파국적인 위기에 몰려있다.』
지금도 동「파키스탄」에서 하루 1만명 가량씩 인도로 넘어오는 난민은 지난 3월부터 학교·공공건물·공지 및 심지어는 전답에까지 수용되어 동「파키스탄」과의 접경지대는 큰 혼란에 빠져있다.
인도정부는 이들 난민의 구조를 위해 매월 1억「달러」씩 지출, 가뜩이나 궁핍한 재정형편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더우기 내년 3월까지 난민구조비로 8억5천만「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위기감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재정압박뿐이 아니라 난민유입으로 야기된 경제·사회질서의 심각성이다. 난민의 절반이 넘는 5백만 명이 몰려 있는 서「벵골」주에서는 원주민의 생활난 구조보다 난민의 구조가 앞서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또 난민들은 하루 평균 50원씩의 임금으로 노동력을 팔고있어 그렇지 않아도 저임금에 허덕이는 현지의 노동시장을 혼란에 몰아넣었다.
따라서 현지 민의 난민에 대한 반감은 이들에 대한 집단 폭력행위로까지 발전하여 사회불안의 요인이 되고있다.
한편 오래 전부터 인도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요구해오던 「벵골」분리주의자, 전투적 좌파가 난민에 침투, 반정부세력을 확대하고있다.
설상가상으로 구호물자의 운송 「파키스탄」과의 대결에 따른 병력운송은 아직도 원시적인 인도의 운송구조를 마비상태로 몰아 넣었다. 이에 따라 제철공장, 비료공장 등의 기간산업이 연쇄적으로 원료와 제품운송을 못하게되어 조업에 지장을 주고있다.
또 난민유입이 시작된 지난3월부터 8개월 사이에 물가가 15%나 올라 경제적인 악순환이 거듭되고있다.
인도정부는 이러한 궁지에 몰려 난민을 되돌려보내기 위해서는 「방글라데시」의 독립을 지윈, 동「파키스탄」에서의 압정을 종식시키는 것을 최선의 방법으로 택하게된 것이다.
우파를 비롯한 국내의 여론도 있었지만 우선 군사적으로 「파키스탄」보다 우세하고 최근 소련과의 준군사동맹인 인·소 우호조약체결을 뒷받침으로 대「파키스탄」결전에 자신을 갖게 된 것이다.
또 경제적으로도 65년2주간의 대「파키스탄」전비가 5천만「달러」였던데 비추어 내년 3월까지 난민 구조 비로 8억5천만「달러」를 지출하기보다는 돈이 적게 드는「전쟁」이 유리하다는 견해도 있는 것이다. <김동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