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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배추·무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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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무우·배추는 95%가 수분이고 나머지도 거의 질긴 섬유질이다. 식품은 크게 ①활동에너지가 되는 성분 ②신체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성분 ③생리작용을 돕는 성분으로 분류된다. 전분 지방 등은 에너지로 이용되고, 단백질「칼슘」등은 몸을 이루는 재료가 되며, 「비타민」무기염류 등은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는 성분이다.
무우 배추 등 야채는 ③번에 속하는「알칼리」성 식품이다.
무우 배추는 다같이「아브라나」과 초본식물로, 무우는「코카사스」지방, 배추는 산동이 원산지다. 서양보다는 동양에서 애용되는 대표적인 야채다.
무우 잎에는 1백 g당 90㎎의「비타민」C가 들어있어 겨울철에 부족 되기 쉬운「비타민」C의 훌륭한 공급원이 된다. 이밖에 「비타민」A, 300IU(국제단위) B1·B2·「칼슘」·철분·인·단백질이 약간씩 있다.
무우 뿌리에는 겨우30㎎의「비타민」C가 있을 뿐 별 영양소가 없으나「디아스타제」라는 녹말분해효소가 있어 소화를 돕는다.「디아스타제」는 녹말을 당분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유명한『무즙』사건에서 엿을 만들 수 있다는 승소판결을 내리게 했다.「디아스타제」는 간장에는 괜찮으나 식초에 파괴된다.
무우의 향기와 시큼한 맛은「메틸메르캅탄」과 겨자유 성분으로 휘발성이 강해 하룻밤 놓아두면 날아가며 된장을 쳐도 없어진다. 또한 3% 내외의 포도당·서당 등의 당분이 포함됐다.
배추는「비타민」C가 좀 적은 50㎎이나 야채치고는 많은 편이다. 양질의 아미노산인「리진」이 들었다.
배추는 고갱이 자른 부분이 흰 것, 무우는 결이 곱고 잔뿌리가 뿌리 끝에서부터 돋아난 것, 잎줄기가 가는 것이 좋은 것이다.
배추는 속이 찬 것, 안찬 것, 둥근 품종, 반 둥근 것 등 분량을 짐작하기 어려우므로 달아보는 습성을 기르면 눈대중이 용이하다. 배추 중치 한 포기는 1∼1.2㎏, 무는 1㎏ 내외다.
무우 배추는 섬유가 억세므로 돼지고기와 함께 조리하면 부드럽다. 끓여 익히면「비타민」이, 20% 밖에 남지 않으나 김치를 담그면 80%가 남는 대신 맛과 건강, 영양에 좋다는 유산균이 생긴다.
김치를 담그면 무우·배추 표면에 묻은 천연유산균이 발효하여 유산을 생성하고 이 유산에 의해 다른 잡균·곰팡이·효모의 발육이 억제되어 썩지 않고 보존된다. 김치 담글 때 수분이 많으면 염분 농도가 엷어져 잡균이 부식한다. 겉절이를 오래 두면 부패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염분 농도가 지나치면 맛이 없으므로 신선한 맛과 부패방지의 조절은 바로 주부의 솜씨에 달렸다.
유산균은 반 호기성이므로 공기에 노출되면 발효가 억제되고 대신 잡균과 곰팡이가 슬어 우거지가 된다. 특히 흰곰팡이는 김치 속의 유산을 없애는 작용을 하며「셀루라제」란 섬유분해 효소를 내어 김치가 물컹물컹해진다. 그 밖의 호기성 효모는 악취 나는「개스」를 내뿜으므로 꼭 눌러 놓는다.
전라도 등 일부지방에서 김치에 밀가루·찹쌀가루 등 녹말을 넣는데, 이것은 유산균의 발효를 도와 김치 맛을 좋게 하는 대신 곧 시어지는 흠이 있다.
한편 무말랭이는 모든 영양소가 거의 없는 섬유덩이에 불과하다. 다만 약간의 당분이 농축되어 달콤하다. <김현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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