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공접근의 파장 동남아중립화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25일부터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각료회의는 동남 「아시아」중립화 구상 및 「아시아」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그리고 태국「쿠데타」에서 발현된 중공등장에 따른 집권용의 대내경화 경향이 어떻게 엇갈릴지 주목을 끈다.
동남아중립화가 거론된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 「라자크」「말레이지아」수상이 비동맹국가 수뇌회의 후 『미·소·중공 3대강국의 보장아래 동남아전역을 중립화』하자는 구상을 밝혔었다.
그후 금년 3월 「마닐라」에서 열렸던 ASEAN 수뇌회담 후 「아스마일」「말레이지아」부수상은 『3대국 보장에 의한 동남아중립화해상은 점점 실현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회의에 참석하게될 「코만」 전 태국 외상도 「타놈」혁명 위의장과 대책을 협의한 후 『중공이 응한다면 중립화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화 구상에 관해 중공수상 주은래는 지난 5월 『중공은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중공의 외교정책은 중립화 구상과 합치한다』고 말하여 이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얘기가 끝난 것은 아닌 것이 각 국은 저마다 특수성을 지니고 있으며 정치적·경제적 「체질의 취약성」을 내포하고있는 점이다. 다시 말해 각국은 모두 반정부세력과 불만분자에 대한 치안대책에 급급한 현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큰 문제다.
특히 금년 봄 미·중공의 「핑퐁」외교이래 국제정치의 긴장완화에 따라 각국내의 반정부운동이 격화하고 있다는 것이 이 지역 국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말레이지아」에는 「말라야」공산당무장분자들이 「독립당시의 공산당발호와 흡사한」활동을 벌이는가하면 「필리핀」에서는 인민민주주의를 내건 신인민군이 극성을 떨고있다고 발표되고있다.
이에 대해 각국은 공통적으로 강경 일변도를 치닫고 있다. 최근 태국 「쿠데타」에서 『공산「게릴라」의 위협』이 강조된 것도 하나의 예다.
이와 같이 금후 동남아각국의 정권동요와 이에 따른 집권층의 강경 수단동원이 연쇄 반응으로 나타날 전망이 짙은 다급한 현실을 앞에 높고 중립화의 선언구상이 과연 빛을 보게될지 불명하다. 특히 중립화 선언문 기안에 참여했다고 하는 「코만」전 태 외상이 「쿠데타」후 외상직을 물러난 후 대표로 참석하긴 하지만 중립화 선언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도록 「타놈」국정 평회 의장으로부터 지시 받았는지 분명치 않다. 그러나 전후 친인·반공 일변도의 외교정책을 취해온 「필리핀」이 자주적인 정계 노선으로 전환할 기미를 보여 중립화의 선언의 찬성 국은 다수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이번 회의에서 지난 7월 「마르코스」「필리핀」대통령이 「닉슨」의 중공방문 발표 후 제의한 「아시아」수뇌협의가능성도 토의될 전망이어서 미·중공 접근이 동남 「아시아」에 끼친 파문을 측정할 기회로도 풀이되고 있다. <한남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