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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전위 만성피로 그 원인과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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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무더운 여름이 서서히 물러나고 가을이 다가서면 우리 몸은 생리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세포의 활동이 생기를 얻고 신진대사도 왕성해 진다. 가을은 체력 회복의 계절인 것이다. 가을은 여름 내내 축적된 피로를 씻어 준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고 불평을 털어놓는다. 단순한 피로라면 별로 걱정 할 필요가 없겠지만, 좀처럼 가시지 않는 피로는 병의 전조일 경우가 많으므로 문제가 된다.
『피로는 모든 질병의 시초라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몇 가지 질병의 중요한 증상이기도 하다.』 서울 의대 생리학 교수인 신동훈 박사의 말이다.
피로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단지 피로 물질이 젖산이 아닌가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즉 신경이나 근육 등에 젖산과 같은 피로 물질이 축적되는 화학적 변화가 피로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신 박사는 다음과 같은 생리학적 설명을 한다. 『중 작업을 한 후의 혈액내 젖산 농도와 호흡성 산소 부채 사이에는 고도의 상관 관계가 있다.』
어느 정도의 휴식이나 하룻밤의 숙면으로 피로가 회복되는 정도라면 우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단순한 피로는 수면 부족·과로·영양 상태의 불량 등으로 올 수 있으므로 크게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잠을 충분히 자고 일어난 아침에도 몸이 천근 만근 느껴진다면 문제는 다르다. 이러한 만성 피로는 질병으로 발전한다는 일종의 경보이기 때문이다.
『만성 피로는 바로 건강의 적이다. 몸이 항상 개운하지 않고 노곤한 사람은 간장을 「체크 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대부속병원 내과 교수 김정룡 박사의 권유다.
피로와 가장 관계 깊은 장기는 간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강은 몸에 생기는 대사 산물을 처리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이곳에 어떠한 장애가 일어나면 당연히 피로해지는 것이다. 특히 중년에 접어든 사람의 간장은 담배와 술등으로 시달림을 받아 지쳐 있기 마련이라고 김 박사는 만성 피로라고 생각할 수 있는 증상으로 다음의 여덟 가지를 지적한다. ①지속적인 두통 ②현깃증 ③귀울림 ④혀의 이끼 ⑤변비 ⑥식은 땀 ⑦안 충혈 ⑧오줌의 양이 줄어들고 색깔이 짙어진다.
만성 피로는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초래된다. 복잡한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일수록, 주로 정신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일수록 피로를 호소하는 빈도가 높다. 정신적인 긴장이나 불안 등은 자율 신경의 작용을 저해한다. 자율 신경은 의지와는 관계없이 우리 몸의 장기를 지배하는 신경계이다. 심장의 활동·호흡 위장의 운동 등이 모두 자율 신경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다.
저혈압·빈혈인 경우에도 쉽게 피로해진다. 이밖에 내분비계에 이상이 있거나 결핵·성병인 경우에도 만성 피로는 나타난다고 피로가 주 증상인 내분비계 질환으로 대표적인 것은 당뇨병이다.
이처럼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질병은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피로가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 사람은 전문의를 찾아 피로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단순한 피로는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로 꼭 풀도록. 휴식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충분한 숙면이다.
신동훈 박사는 피로의 예방책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최대 운동이 불과 5, 6분밖에 계속되지 않았더라도 혈액 안에 증가된 젖산과 호흡성 산소 부채가 완전히 없어지기까지에는 적어도 80분 이상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기의 체력을 검토하여 피로를 느끼기 전에 재빨리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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