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균형 잃은 한국인의 영양섭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나라국민의 영양상태는 곧 그 나라 국력의 척도가 되고있다. 현대에 있어서의 영양의 의미는 과거에 생각했던 신체적 발달에서 더 나아가 정신적 지능의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러한 국민영양의 문제를 국가에서 직접 관여하여 농산물처리에서부터 유아식품까지 정책적으로 보호 감독 등 뒷받침하여 커다란 효과를 얻고있다.

<태평양과학회의에 다녀온 이기열 교수에게 들어본다>
지난 8월18일부터 10일간 호주의 캔버라에서 열린 태평양 과학회의에서는 특히 이러한 각 국민의 영양실태와 앞으로의 개선책에 대한 문제가 많이 논의되었다고 이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던 연세대 이기열 교수는 전했다.
태평양지역 60여 개국에서 2천여 명이 참가한 이번12차 회의에는 한국에선 18명이 참가했고, 그중 영양학부문에는 이대 김동준 교수 (한국인 노동자의 기초 대사량 발표), 덕성여대 유종 렬교수(특수층의 영양실태발표)와 이기열 교수(국민교 아동의 지역적 영양실태와 문제점) 가 참가했다.
이 교수에 의하면 이번 영양학부문에서는 태평양지역 각국의 국민영양에 대한 충분한 기초연구가 부족하여 식량예산의 낭비가 있었다고 지적, 앞으로 각국의 지역적 특성에 따른 충분한 연구와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결론지었다고 한다.
주목을 끈 논문 표 중에서 필리핀의 파스칼씨의 『태평양지역 국가의 영양상태에서 보면 한국은 수준이 가장 낮은 C급에 들어있는데 특히 영양 섭취량이 불균형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파스칼씨가 조사한 1인당 하루 음식섭취량(별표)에서 보듯이 한국인은 곡류를 가장 많이 먹고있으며 육류·달걀·우유 등 단백질섭취가 뛰어나게 낮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해마다 쌀 부족으로 외미를 들여오면서도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식생활개선이 헛 구호에만 그쳤다는 것을 증명한다
전후 25년 동안 완전한 식생활개선으로 세계의 A급 지역으로 올라선 일본의 경우, 전문가들은 그 비결을 영양교육과 조리개선을 들고있고, 이를 뒷받침한 범국가적 정책이 성공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본의 영양교육은 젊은 세대에 식생활개선의 목표를 두고 적극적인 급식운동을 전개, 지금은 우유가 음료수로 되고 분식보급이 일반화되어 완전히 식생활 패턴을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영양 차가 전국방방곡곡을 다니며 영양계몽과 조리법개선을 주부들에게 직접 가르쳐 식성을 영양본위의 것으로 바꾸는데 성공한 것이다.
국가에서는 수상직속의 영양식량자문위원회가 있어 각 분야별로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영양과 식품의 국가연구소에서는 식생활개선에 필요한 기본자료를 제시하여 국가예산에 반영하고, 불량식품을 찾아 고발하는데 앞장서고있다.
이 교수는 『식량정책은 경제안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우리나라도 국가적인 안목에서 다시 식량정책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을 갖아야한다.』고 말하면서 우리의 주식인 쌀은 단일식품으로 영양균형이 잡히지 않아 이의 절대적 의존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에 특히 부족한 단백질의 경우 동물성 단백질대신 콩 종류제품이나 해초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되었는데 세계적으로 요즘 문제되고 있는 것은 단백질의 양보다는 그 질로서 합성 아미노산을 값싸게 보급하는 문제가 이번 회의에서 논의되었다. <윤호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