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나란히 한 기연의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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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점심식사조차 빵으로 때운 채 장장 6시간을 끈 16일 국회외무위에선 중립화 통일론 대륙외교강화 통한원칙의 방향전환가능성 등 가위백가쟁오.
양일동 의원은 『5·16은 혁명이 아니고 정변』이라는 등 김종필 총리를 상대로 10년전 얘기를 꺼내기도 했으며 김영삼 의원은 『반공을 국시라고 하는 것은 공산주의의 존재를 전제하는 「난센스」라고도.
이 숱한 질문에 대답하느라 김용식 외무장관은 「포터」미대사의 청와대 이임인사에도 유진산 의원의 호통으로 참석치 못했으며 하오2시에 떠난다는 조건으로 중간에 불려나온 김종필 총리는 3시 넘어까지 잡혀 있느라 시계를 보며 초조해했다.
정일권(공화) 정일형(신민)의원만이 불참한 이날 회의에선 가나다순으로 자리를 배정하다보니 김홍일 신민당당수와 백남억 공화당의장, 67년 선거 때 김재화 사건으로 관계가 있는 김형욱-김재화 의원, 지난 선거 때 진산 파동으로 구설수가 있던 유진산-장덕진 의원이 각각 나란히 앉아 눈을 끌었다.
국회가 폐회되자 백두진 국회의장은 국회일 때문에 뒤로 밀렸던 취임인사를 시작했다.
백 의장은 16일 낮엔 두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17일 낮엔 박준규 김주인 안동준 이만섭 김용진씨 등 8대 국회에 들어오지 못한 7대 의원들을 초대, 점심을 함께 하며 시국얘기를 나누었는데 저녁엔 4명의 여성의원을 초대했다.
백 의장은 폐회기간 중 야당중진도 포함해서 각계사람들과 이처럼「그룹」별로 만날 예정.
신민당의 전국구헌금문제가 좀체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은 『선거 때 못썼지만 소송비용으로나마 써야겠다』해서 16일 모임에선 『지금껏 미납금을 안내는 전국구의원 중 몇 사람만이라도 미리 받아두었던 탈당계를 접수 처리해야한다』고 결의하고 17일 김형일 사무총장을 찾아와『보관중인 이들의 탈당계를 넘겨달라』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전국구의원들은 『공천 때 낸 탈당계를 지금 접수시킨다해서 효력이 있을 리도 없으니 맘대로 하라』고했는데 2천만원을 낸 신도환 의원은 『공천 전에 공천권자와 합의한 액수를 모두 냈으면 그만이지, 왜 전국구의원을 못살게 굴려는지 모르겠다』했고 박종률 의원은 『의원이 됐다고 돈이 쏟아지는 것도 아닌데 어디하고 야합해서라도 돈을 마련하라는 얘긴가』라고 못마땅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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