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합회>
조선자동차협회연합회가 발족을 본 것은 1930년 초여름이다. 6월1일에 창립 총회를 가진 것으로 기억된다.
전국에서 운수업자 8명이 모였다.
경기 15명·충북3명·충남5명·강원5명·황해4명·전남10명·전북8명·경남10명·경북8명·평남6명·평북5명·함남5명·함북4명 등이었다. 그때 초대 회장으로 뽑힌 사람이 길전아일이었고 부회장으로 토정일의와 전북의 최승렬씨 였다.
길전이라는 일본인은 사실 사재를 털어 우리 나라 운수사업에 큰 공로를 끼친 사람이다.
맨 처음 승합 「버스」가 운행될 때 평북 용천군 용암포∼신의주 노선영업을 시작한 후 압록강교통기선. 선만교통 등을 매수하거나 새로이 만들어 운수업계의 거물로 등장했다.
길게 늘어뜨린 흰 수염이 일품이었지만 그의 초기 사업자금은 주로 동양 척식에서 빌어쓴 것으로 알고있다.
그전까지는 운수업자들의 모임이라고는 경남·평북에서 자동차 협회라는 것을 관의 종용으로 만든바있지만 본격적인 건국업자의 모임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규약이니 회의 자료 등은 길전 등이 사전에 최승렬 방의석 최준집 궁본 등 각도를 대표할만한 거물급들과 사전에 절충이 끝나 쉽게 준비되었고 회의는 매년 1회씩 정기총회를 열되 지방에서도 열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
이 무렵 충남의 김갑순씨는 회의 때마다 도로사정이 나빠서 장사를 해 먹을 수가 없다고 투덜대기 일쑤였다.
공주에 본거지를 둔 김씨는 투덜대는 말솜씨가 일품이어서 갖가지 일화를 남겼다.
『운전사는 도중두둑이요, 조수는 휘발유 도둑이지, 표 판돈은 사무원이 떼먹고 이놈들아 나는 뭘 먹고살란 말이냐!』고 대갈 일성한 것은 대표적인 것으로 해방직후까지 그 말이 유행했다.
그것은 곧 그 당시의 경영실태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에는 자동차 운송사업을 규제하는 법령이 없었다. 있었다면 단지 자동차 취체규칙이라는게 있었지만 그것은 교통사고 등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자동차협회 연합회는 경쟁방지 등 운수업자들을 자율 규제하는데도 힘을 썼다.
그렇게되니 총독부에서도 법령제정을 서둘러 1931년에 드디어 자동차교통사업법을 공포했고, 2년 후인 1933년에 조선총독 우원일성의 이름으로 조선자동차 교통 사업령과 시행규칙 등을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운수사업면허는 그 무렵까지도 경찰이 쥐고있었다.
제2회 연합회는 1931년4윌12일에 경성 장곡천정(소공동) 조선수산회관에서 열렸다. 그때 회장 길전이 수산협회에도 요직을 맡고있어 회의 장소를 빌어 쓰기가 쉬웠다. 2회 모임에선 부회장을 3명 두기로 하여 방의석씨가 추가된 것으로 알고 있다.
방씨는 그 무렵 함남지방의 대표적인 업자였다. 북청 태생인 그는 함남지방의 자동차는 75%가까이 차지하고 자동차 대수도 4백50여대쯤 되어 업자들 사이에서도 「포드」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그는 배짱이 두둑하기로 이름났을 뿐 아니라 그렇게 많은 차를 개인소유로 가치고 있으면서도 회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전혀 모른 채 지냈다. 회사 일은 함벽화라는 사람이 도맡아 했다.
말이 쉽지 그 당시의 개인 소유차량이 4백50대라면 엄청난 것이었다. 그 무렵 방씨의 재산은 지금 돈으로 10억은 좋이 되었을 게라는 것이 업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런 방씨는 물론 업자들의 대부분이 업자모임이 있을 때마다 자동차 세금 때문에 못살겠다는 아우성이었다.
그때는 본세와 부가세 등이 각도별로 틀렸다. 경기 지방이 부가세까지 포함해서 60원∼80원,
평북은 30원, 40원, 50원의 세 종류, 평남은 40원 균일, 경북은 30원에 부가세 30원으로 60원 균일,경남 60원 균일, 전북은 6인승 이하 20원, 10인승 이하 30원, 11인승 이상 40원의 본 세에 부·읍에서는 부가세도 본 세와 같이 물도록 했다.
또 그 무렵엔 경찰에서 취급하던 운수사업면허를 철도국 육운계에서 관장하기 시작하여 그때부터 본격적인 육운 업무를 개시했다.
그전까지는 경찰의 횡포가 심한 반면 육운 업무라고 이름 붙일만한 작업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이다.
1934년 철도국에선 각종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하더니 몇 해 가지 않아 그 업무의 기틀을 잡았다.
가장 단적인 예가 노선별 자동차영업비조사, 역과·읍 사이의 승합거리 임금표 작성 및 평준화작업 등이었다.,
그렇지만 지방은 여전히 운수행정권을 경찰이 쥐고 있어 머리 둘 달린 짐승처럼 행정이 이뤄져 가운데서 업자들만 골탕먹기 예사여서 자동차 협회연합회의 모임이 있을 때마다 시정해 달라고 건의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각도의 경무국에서 잡은 칼자루를 놓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틴 것이다.<계속>계속>자동차>
(217)<제15화>자동차 반세기|서용기(제자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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