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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시계날치기 성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낮의 서울시내 중심가에서 행인들의 고급 손목시계를 전문적으로 낚아채는 날치기단이 날뛰고 있어 마음놓고 나들이 할 수 없는 새로운 공포로 등장했다. 「롤렉스」 등 주로 고급팔목시계만을 노리는 이들 날치기는 남방 「샤쓰」를 많이 입는 여름들어 부쩍 늘어나기 시작, 지난 한달동안 서울시내 중심가에서만도 모두 64건이 발생했으나 경찰은 이 가운데 단독범 2건을 잡았을뿐 예방이나 검거 등에 치안부재의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 고급팔목시계 날치기단은 주로 도심지인 종로1가, 농협 서울시지부 앞길, 명동, 광화문 및 시청 앞 지하도, 무교동, 청진동 입구, 동대문시장, 을지로일대번화가 「버스」 정류장 등 특정한 장소를 무대로 외국관광객이나 남방 「샤쓰」차림의 행인들 또는 「택시」를 잡으려는 취객들을 노리고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날치기단은 7∼8명으로 구성, 먼저 2∼3명이 피해자와 시비를 걸거나 어깨 등을 밀어 정신을 다른 곳으로 쏠리게 한 뒤 다른 한패가 팔목에 찬 시계를 빼앗아 달아나며 나머지 3∼4명이 길을 막아 추적을 방해하거나 또는 피해자에게 뭇매를 때려 정신을 잃게하는 등 조직적인 수법을 쓰고있다.
이들은 한낮에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 등 같은 장소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연거푸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데도 경찰은 이들의 계보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수사의 무력을 드러내고있다. 경찰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동안 서울중심가에서 있은 시계날치기사건은 신고사건만 해도 중부경찰서관내에서 28건, 종로서 11건, 남대문서 25건에 이르고있는데 남대문서 관내에서는 7월에 들어서만도 5건이 발생, 하루에 1건 이상의 시계날치기사건이 일어나는 셈이다.
지난 6일 하오 6시쯤 서울중구남대문노5가109 앞길에서 김식도씨(22·남대문노5가6의17) 가 17만원짜리 「롤렉스」시계를 날치기 당했고 같은 날 하오 5시쯤 광화문지하도를 지나던 곽기상씨(35·회사원·서대문구서소문동)가 12만원짜리 「롤렉스」시계를 날치기 당했다.
또 지난 6월14일 하오 10시20분쯤 서울중구명동지하도 입구에서 재일교포 조현복씨(45·일본 명고옥시「웨스파칸고」관광회사사장)가 24만원짜리 「롤렉스」시계를 날치기 당한데 이어 20분 뒤에는 역시 명동YWCA앞길에서 재일교포 김석원씨(45·일본 신호시산강상회 주인)가 74만원짜리 「롤렉스」시계를 날치기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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