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웨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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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 2년 전부터 우리 나라 여성들 사이에「롱·드레스」라는 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겨울용으로 솜을 두어 누비거나 두꺼운 천으로 만든「롱·스커트」가 등장하다가 이것이 「원피스」형으로 바뀌면서 모든 계절을 통해 입을 수 있는 「홈·드레스」로 인기를 끌게되었다.
복고조 무늬의 옷감에「프릴」을 달아 「로맨틱」하게 만들어진 「롱·드레스」는 모든 여성들이 향수를 느끼는 옷이며 특히 그런 옷을 입을 기회가 없었던 우리 나라 여성들에게는 크게 「어필」하는 것 같다. 크게 「어필」하는 만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흉하게 입혀진「롱·드레스」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있다. 「파티」가 없는 우리실정에서 여성들이「롱·드레스」를 입을 기회란 집안에서 뿐이다.
집안에서는 아름다운 주부의 모습을 꾸며줄 수 있는 옷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하는 주부에게 어울리는 옷은 아니다. 손님을 맞을 때, 차나 과일정도를 나르는 일을 할 때,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때, 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할 때…. 「롱·드레스」가 우아하게 돋보일 때는 아주 한정된 경우뿐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바구니를 들고 생선가게 앞에 서있거나,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가거나, 빨래하고 밥 지을 때는 외출복이나 작업복을 입어야한다. 동네 시장에 가면 대부분의 주부들이 깔깔이 천으로 만든 「롱·드레스」를 입고 장을 보고있는데 더러운 길바닥에서 불결하게 보일 뿐 아니라 실내에서 입는 옷을 밖에 입고 나온다는 것은 실례라고 볼 수 있다.
여름에 알맞은「홈·웨어」는 짧은 「원피스」, 바지와 「블라우스」, 치마와 「블라우스」를 들 수 있다. 바지는 「판탈롱」에서 「쇼트·팬츠」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체격에 따라 각종 길이로 할 수 있으며 젊은 주부라면 「핫·팬츠」도 기능적인 옷이 될 것이다. 「스커트」도 목면「프린트」를 사다 주름을 많이 잡아만들면 「롱·드레스」에 못지 않은 낭만적인 옷이 된다.
주택구조나 일상생활에서 「롱·드레스」가 알맞는 주부라면 「롱·드레스」를 마련할 때 꼭 허리선을 강조해서 단정하게 「디자인」하도록 한다. 「블라우스」와 같은 천으로 「미디」기장이나 「맥시」「스커트」를 만들어 두었다가 그때그때 걸쳐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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