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산 파동의 대질 증언 6시간|신민당 특 조위의 관계자 발언 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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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민당은「총선거사후처리 7인 특 조위」를 구성해서 진산 파동을 조사하고 있다. 특 조위는 전국구 당선자의 개별증언 청취 등 그 동안의 조사를 토대로 14일 유진산, 김대중, 양일동, 고흥문, 홍익표, 정일형씨 등 총선거기간중의 당무통합기구였던 6인위 멤버를 한자리에 불러 대질증언을 물었다. 상오 10시 반부터 하오 5시까지 꼬박 6시간 반 동안의 증언은 주로 유진산씨와 김대중씨가 도맡아 했다.
철저한 보안을 위해 조사위원과 증언자들만이 마주앉고 증언내용은 모두 녹음했다. 조사의 초점은 유씨의 지역구 포기 경위, 전국구 공천심사, 유씨 집 소란사태 등인데 조사내용을 옮겨 보면
조사위원=유씨가 l억5천만 원, 2억 원 또는 3억 원을 받고 지역구를 말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유진산=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당 간부들 가운데 대통령 선거기간 중에도 나에게 전국구를 하라는 얘기가 있었고 나도 유세에 나서 지역구 후보들을 지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6·3 학생대표인 박정훈 군이 똑똑하고 한때 영등포 정구를 희망했다가 그렇지 못한 일도 있고 하여 그를 출마토록 했다.
조사위원=이런 결정은 당 간부들과 협의해서 했는가, 혼자 했다는 여기도 있는데?
유진산=협의해서 했다.
김대중=협의를 한 일이 없다. 지난 5월6일 낮 1시 반 두 번째 유씨 집을 방문했을 때 책상 위에 적혀있는 전국구후보 명단 속에 유씨가 1번, 내가 2번으로 적혀있는 것을 보고 알았다.

<유"전국구 출마 양해된 일">
유진산=5월4일 6인위에서 양일동씨가 당수는 전국구를 나가야 한다고 했을 때 고흥문씨만 반대해서 둘이서 언쟁을 하기에 그 문제는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해서 그렇게 양해 된 것이 아닌가.
김대중=그날 유 당수가『장덕진씨를 꺾을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공연히 남의 사기 꺾는 얘기하지 말라』고 말하며 먼저 일어서지 않았는가.
유진산=지역구에 나가는 것도 내가 알아서 할 일이요, 그만두고 전국구로 나가는 것도 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을 모두가 양해해준 것으로 안다(진 산은 답답한 듯 고흥문씨와 양일동 씨에게 발언을 독촉했다).
고흥문=당수가 전국구로 나가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젠 시기가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양일동=유 당수는『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면서 나갔다.
김대중=난동사건을 나가 배후 고용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규명하자.
나는 5월6일 밤 필 동 처갓집에서 자느라고 사건이 난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이튿날 김상현 의원은 나보고『더러우니 전국구 2번을 사퇴하라』고 말했고, 송원영 의원은 사퇴해선 안 된다고 말려서 나는 사퇴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었다.
명예훼손을 당한 건 나다.

<김 난동 당원들과는 무관>
내 비서 이윤수군이 상도동에 있었다지만 그 애가 관련됐다는 증거가 있는가. 또 그날 밤 소란을 피운 것은 영등포 갑 구 당원이었는데 이 군이 조종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말듣겠는가.
우리와 영등포 갑 구 당과는 평소 아무 거래도 없었다고 우리가 어떻게 당수의 지구당을 움직일 수 있었겠는가.
또 양 부의장(양일동씨) 봉변사건만 해도 그렇다. 나는 멋도 모르고 사후에 김상현 의원을 보내『불의의 피해를 당해 안됐다』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
김형일=이 문제에 대해 유 당수의 견해는 어떤가?
유진산=김대중 의원이라고 지목한 건 아니지만 내가 등록을 끝내고 오니까 집에 당원들이 몰려와 있는데 거기 이윤수군 등 여러 사람의 얼굴을 봤다.
조사위원=전국구 후보인선은 어떻게 했는가?
유진산『대통령후보였던 사람 등 당 간부들과 협의해서 하는 것이 상식이므로 그렇게 했다. 그래서 5월5일 밤 김대중씨와 양일동씨가 협의하도록 맡겼다.
그런데 마감날인 6일 아침 두 사람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순위도 결정치 못한 50여명의 명단만을 갖다주기에 당황했다. 시간은 없고 해서 그때부터 두 사람이 내준 재료를 참고로 하여 인선했다.
김대중=그 동안 나는 지방유세 등으로 협의할 시간도 없었고 협의를 요청 받지도 못했으며, 나에게 그런 권한이 있는지도 불확실하여 그날 아침 유씨 댁에 가서 내가 몇 사람은 추천했지만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유진산=몇 사람을 추천했으나 내가 설명하여 양해됐고, 김씨가 당 외 케이스로 고급공무원인 김 모씨를 추천했는데 그것만은 끝내 양해하지 못한 채 내가 공천에서 뺐다고 낮 1시 반에 김대중씨가 다시 왔길 래 30번까지 적은 명단을 보여주었다.

<당수는 3백40만원 안 내놔>
김대중=명단을 내게 넘겨준 일이 없다. 마침 책상 위에 있는 것을 넘겨다보니 이태영씨를 비롯해서 내가 천거한 사람들이 빠져 있었다.
조사위원=1번과 2번은 따로 선거자금을 조달해내기로 합의했다는데?
유진산=그런 약속을 했었다. 회의록에도 기록돼 있다.
김대중=그런 사실은 없다. 당수 자신은 이제 보니 자기는 3백40만원을 내놓고 5천만 원을 낸 것으로 해놓고 다른 사람들에게만 독촉을 했으니 이는 법적으로도 밝혀야 할 일이다(이매 유 당수는 그 문제는 전국구 헌금과 다른 문제니 별도로 얘기하자고 했다)
조사위원=헌금은 당시 6인위에서 17번까지는 3천만 원을 받고 18번부터 21번까지는 2천만 원씩 받도록 결정했다는 주장과 신축성을 두기로 했다는 주장이 엇갈려 있는데?
양일동=6인 위에서 당비 조달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얘기가 됐는데 17번 이내는 3천만 원, 18번에서 21번까지는 2천만 원, 21번에서 25번까지는 1천만 원 이었다.
유진산=신축성을 두도록 한 것이다. 18번 이하에 대해서는 받기로 결정한 것이 아니며, 그래서 본인들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이에 앞서 특 조위가 그 동안 당사자들을 불러 물어본 겨 18번 이하 사람들은 헌금통고를 받은 일어 없다고 했었다).
양일동=17번까지는 3천만 원씩 받기로 했다.
고흥문=신축성을 두기로 했으며 대통령 선거 때 미리 헌금한 6명에 대해서만 3천만 원을 받기로 했다.
조사위원=지난번 총선거도중 유 당수가 전국구 헌 금조로 1천만 원을 냈는데 그 외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돈 적게 낸것 밝히기 거북>
유진산=지금 이 마당에서 말하기는 거북하다. 6일 밤 이후 내 기분은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었다. 탈당 계까지 써놓았는데 내가 전국구를 사퇴해야 하는 가도 생각했었다 (이때 김대중 홍익표씨 등이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추징 액을 공정하게 분배 당한다면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증언은 미진했으나 보충 조사를 한 뒤 다시 증언을 듣겠다면서 증언청취를 끝냈다.
이날 증언에선 유씨와 김씨 사이의 증언에 어긋난 점이 많았다. 이 때문에 특 조위는 다시 보충조사를 한 뒤 다시6인위 개별증언을 한번 더 듣고 조사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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