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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의 중화제 중간집단|매개세력 강화를 위한 「세미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크리스천·아카데미」는 22, 23일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중간매개집단의 강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갖고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른 현대의 비인간화경향을 해소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인간화의 길은 특히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권력을 가진 자와 압박 받는 자,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여당과 야당, 정부와 국민 등의 양극화를 극복 해소함으로써 가능하다는 점이 이 모임에서 강조되었다. 대화와 이해가 단절된 양극화를 극복하고 해소하는 길을 모색하는데 있어 완충·매개적인 역할을 하는 중간집단의 존재는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다.
즉 중간매개 집단의 역할을 강화하면 타당성 있는 해결방향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 이 모임의 주제는 최근의 한국사회현실을 상당히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논의했다.
김대환 교수(이화여대)는 이 중간집단이 적극적으로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반면에 비판적 견제세력 흑은 과격화 세력으로서 이기주의 지역주의에 빠질 행정적 측면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중간집단이 형성되기 어려운 몇 가지 요인을 다음과 같이 들었다. ⓛ제도면의 제약과 위정자·기업주 등의 몰이해 ②역사의식, 문화계승 사명감을 가진 합리적 지도자의 부재 ③공감되는 이념·가치관보다는 지도자 개인중심인 것 ④역사적 경험의 부족 ⑤훈련 및 교육의 부족 ⑥조직이 폐쇄적이고 횡적유대가 없는 것 ⑦극단화·과격화의 버릇 등.
어윤배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는 중간집단들이 압력단체로서 사회변동에 시동적 기능을 다하고 권력체가 사회요망과 가치관의 반사경적 역할을 하도록 돕기 위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조직이 되어야겠다고 말했다.
일반단체는 물론이지만 여성단체의 경우 특히 얼마간의 압력단체구실을 하는데 있어 호소조의 영향력 밖에 갖지 못했다고 박영숙씨(여성단체협의회)는 토로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에서 자발집단은 물론 직능집단들 조차도 중간매개집단으로서의 기능을 할만한 상태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임진창 박사(서강대)는 우리나라의 근로대중에게는 바람직한 직능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그것이 조합이든 단체든 관제조직의 인상이 짙을 뿐 아니라 압력받고 있는 집단의 면모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간섭을 배제한 순수한 지원이 재정·입법·교육면에서 이뤄져야 하며 기업가의 양심회복, 협동조합기본법의 제정, 노조법개정을 통한 직능조직의 확대, 영세노동자의 결사성립 등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2백24만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이나 수협·중소기협도 마찬가지이다. 『노동자의 권익옹호 활동보다는 몇 사람의 지도자들의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하는 경향이 짙다』는 얘기다.
박봉배 박사(감리교 신대)는 정부와 국민 사이의 중간집단으로 교회의 역할을 논하면서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응집단에서 압력집단으로 발전해야 국민을 위해 공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남재희씨(언론인)는 『지성인·학생들의 중간매개집단으로서의 기능』을 검토, 운동의 방식을 3단계로 구분했다. ①대학문화를 바탕으로 한 문화적 활동 ②근로자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회적 활동 ③「데모」 등 정치적 활동으로 돼야하는데 한국에서는 역의 순으로 되고 있어 심열과 「데모」의 단순한 악순환만이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지성인의 중간매개집단은 『중앙집권형태나 지도상층을 주축으로 한 조직을 배격하는 친밀하고 개방적인 관계를 갖는 소집단방식을 취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그 소집단은 『크나큰』 문제에 대해 결사를 갖는 것보다 교수의 부당한 해고나 문인의 필화구속 등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그럼으로써 지성인들이 활동할 서식의 토양이 형성된다』고 그의 가능한 길을 찾았다.
중간매개집단은 건전한 자기형성을 통해 지성인·학생층이건 노동자·농민층이건 개발도상 민주사회에 있어서 민간주도의 정치를 이룩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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