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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길』은 고달프다|교련조사…「스승의 날」에 돌이켜 본 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5일은 8회 째 맞는 『스승의 날』. 전국 각급 학교 학생들은 이날 하루동안 잔치를 베풀고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한다. 그러나 17만 명에 달하는 각급 학교 교사들은 교육에 몸담아 육영의 기쁨을 맛보기에 앞서 각박한 생활에 쫓기고 있음이 최근의 교련조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있다. 「스승」이면서 「생활인」이 되어야하는 이들 교사들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은 어떤 것인가? 「스승의 날」을 맞아 그 실태를 본다.
교직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문제점은 크게 8가지로 부각되고 있다. 첫째 대부분의 교사는 보수가 적어서 생계유지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69년 말의 한 통계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교사의 77.5%가 수입이 생계비에 훨씬 미달이다. 월수 2만원 이하의 교사가 41.3%로 다른 전문직(17.5%) 기능직(22.7%) 상업(21.4%) 사무직(33.8%)의 경우보다 훨씬 많다.
또 봉급제도상으로 초임봉에서 최고봉에 이르는 총 승급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
둘째로 교사들이 지적하는 것은 그들의 근무조건에 대한 불만이다. 우선 근무부담이 과중하다는 것인데 1일 근무시간과 주당 교수부담의 과다, 지나치게 큰 학급규모, 담당 과목수의 과다 등이다.
이동희 장학사(강원도 원주시)의 조사에 의하면 초등교사의 3분의1 이상이 주당 30시간 이상의 수업을 해야 하며, 초·중등교사의 56%가 1일 평균 10시간 이상의 근무를 해야한다. 또 70명 이상 규모의 학급을 담당하는 교원이 초등 58.7%, 중등 24.7%에 달한다. 근무조건의 미비로 건강이 악화되고있어 그들은 체력의 심한 소모를 하고 있다. 즉 초등교사의 71%, 중등교사의 51%가 근무부담·생계불안 및 영양부족으로 건강에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다.
학원에 대한 잡다한 압력이 과중하며, 특히 교사에 대한 폭력사건의 빈발은 그들의 사기를 위축시키고 있다.
셋째, 인사제도에 대한 문제점.
넷째, 교사에 대한 사회보장과 복지후생 대책이 극히 미약하다는 것을 들고 있다. 69년 교련의 교직유인체제 연구에 의하면 초·중등교사의 44%(초)∼38%(중)가 자택을 갖지 못하고 있다. 생활난으로 자녀 교육을 제대로 못시키는 교사가 많고 지방교사의 경우는 자녀들의 유학비용이 큰 문제가 되고있다.
다섯째, 임시 교원양성소와 같은 임시조치가 교원양성 교육의 질과 교직의 위신을 상대적으로 저하시켜 교원양성기관 지망자 수가 점감하고 있다.
여섯째, 교사의 현직교육제도가 미비하다. 현직교육의 기회가 불공평하고 그 내용에 일관성과 통일성이 없다.
일곱째, 교사에 대한 사회·경제적 처우가 교육의 중요성 내지 교사의 자존심에 상응하지 못하며 사회적 지위가 점차 저하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직에 대한 교사들의 태도가 매우 소극적이고 사기가 저하되어 있다. 약 83%의 교사가 교직에 불만을 느끼거나 적어도 긍지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71년4월 교직의 『교직개선을 위한 방안』에는 자녀가 교직을 택하는 것을 만류하겠다는 교사가 초·중등교사의 65.4%와 39.6%다.
특히 약 64%의 교사가 기회 있는 대로 전직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다. 평소에 교사라는 사실을 자랑으로 여기는 교사는 초·중등에서 23.6%와 22.6%인데 비해 부끄럽게 또는 열등감을 느끼는 경우가 32.5%와 29%나 된다는 것은 중대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교사의 교직에 대한 불만 내지 문제점은 교육적 손실은 물론 교직의 매력을 손상시켜 유능한 교사확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비단 교사나 교육계의 문제만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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